행복동산 칼럼 282호 (2015. 5. 17)
신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나
아마도 여러분 가운데는 섬겼던 교회의 목사님이나 어디 용(?)하다는 권사님 기도받고 나서, 아니면 주변의 지인들에게 신학교 가보는게 어떻겠냐고 들어보고, 본인 자신도 한번 쯤은 생각해 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담임목사에게 신학교 가겠다고 통보하다시피 하고 교회를 떠난 몇 분이 계시고, 제가 부임해서는 검증된 두 분을 신학교에 보내어 지금 재학 중에 계신분도 계시기에, 궁금증을 좀 해소하고 어떤 목적으로 신학교에 가야하는지, 또한 신학교에서 뭘 배우는가 하는 것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학교가 목사를 만들어 내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막연히 신학교를 가면 믿음이 성숙해 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던지, 그렇지 않다 해도 적어도 성경에 대하여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를 봐도 신학교 교육 자체가 믿음을 성숙시키는데 도움을 주거나 성경에 관한 지식을 쌓는데 그리 많은 도움을 주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보다는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신학대학교를 제외하고, 신학대학원 3년 과정만 100학점(40과목) 정도를 배웠는데 정말 다양합니다. 교회음악, 철학, 윤리학, 리더십, 제자도, 상담, 교회사 같은 교양 과목과 선교, 전도, 예배, 교회 행정, 실천신학과 설교 같은 교회에서 사용되는 실질적인 분야들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신구약의 역사, 해석학, 조직신학, 히브리어, 헬라어 같이 성경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데 기본이 되는 과정들이 다수였고, 실제로 성경을 배우는 것은 성경을 훑어보는 신구약 개론과 신구약신학 등등입니다. 실제로 성경의 각 책을 연구하는 과정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지만, 선택 과목의 수가 많이 주어지지 않고, 그 나마 저 같은 경우에는 당장 필요했던 상담에 관한 과목들을 택하느라 성경을 다루는 과목은 몇개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위에 열거한 과목들이 목사로서 저에게 도움이 되고 기본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보통 그런 과목들을 한 학기 또는 두 학기에 끝을 내기 때문에 깊이 다루지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서 조직신학 같은 과목은 그 방대한 신학을 두 학기에 끝낸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느껴졌습니다. 결국 신학교는 목사로서 앞으로 공부해야 하는 분야의 맛을 보여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고, 결국은 스스로 그것들을 공부해 나가도록 안내해 주는 곳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비해 재미있는 사실은 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을 다니는 5년 반의 기간 동안 공부에 너무 바빠서 성경을 읽을 시간은 거의 주어지지 않았고, 기도할 시간조차 내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성경에 빠져보고 성경을 좀 더 깊이 공부해 보고 싶은 분에게 신학교는 썩 도움이 되는 곳이 아닙니다. 그런 분은 차라리 바이블 칼리지 같은 곳에 가서 실제 성경을 다루는 과목을 택하여 보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되어져야 하는 질문은 왜 성경을 깊이 공부하고 싶은가 하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목표하는 것은 매일 하나님과 동행하고,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동시에 내 자신이 회복되고 성숙되어가고, 그러면서 섬김이 몸에 배이고, 예수님의 성품이 몸에 배여서 이웃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결국은 나의 은사가 개발되어 하나님의 소명을 발견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성경을 깊이 공부하는 것이 꼭 필수적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것 보다는 매일의 삶 속에서 꾸준히 성경을 읽고, 기도와 묵상과 금식으로 내 앞에 있는 문제를 헤쳐 나가고, 그것을 위해서 좋은 신앙서적을 읽고, 믿음의 선배들의 삶을 따라가되, 무엇보다도 나를 낮추어 섬김과 순종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삶의 실천이 없는 신학공부는 우리를 성숙보다는 도리어 교만의 길로 이끌 가능성이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 야고보서 3:1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