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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동산 칼럼 267호

 

 

약속 시간에 늦는 것에 대하여

 

 

제가 대학교 2학년 때에 복학한 선배님이 한 분 있었습니다. 여름 방학에 여동생이 친구들과 동해안 정동진에 캠프를 가는데 보호자로써 같이 가자고 부탁을 했습니다. 여자가 세 명이고 남자는 선배 혼자입니다. 쑥스러워서인지 저와 학과 친구 둘을 같이 가자고 청했습니다.

지방에서 터미널에서 강릉가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는데 아침에 비가 억수로 쏟아졌습니다. 길이 침수되는 바람에 제가 탄 버스가 이리 저리 돌아서 터미널에 늦게 도착하였습니다. 출발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떠났으려니 생각하고 도착해 보았더니 의외로 일행이 버스를 떠나 보내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아마도 복학해서 저를 잘 보셨던 선배님이 자기 여동생을 소개시켜 줄려는 배려였는데 그만 늦어 버린 것이죠.

사실 이날 늦은 것은 비 탓도 있었지만 평소의 제 습성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대학을 다닐때까지는 강의시간을 비롯하여 무슨 약속이든 다 늦곤 했습니다. 하도 시간을 못(안?)지키니까 가족이나 친구들이 아예 1시간 전에 약속을 잡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 제자훈련을 받으면서예수님을 다시 인격적으로 영접하면서 바뀌었습니다. 남을 기다리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건방진 것이고, 자기 중심적인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후 30년동안 약속에 가끔 늦는 일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요즈음은 공적인 약속은 거의 시간을 칼같이 지키려고 하고, 일반적인 약속도 그렇게 하려고 애를 많이 쓰는 편입니다. 여의치 않으면 미리 연락을 해서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이기도 하구요.

 

제가 시간을 못 지켰기 때문에 항상 늦는 분들을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다른 약속 시간에는 다 늦어도 주일(목장) 예배 시간에만은 절대 늦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배 시간은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5-10분 일찍 와서 마음을 정돈하고 드리는 예배와 허겁지겁 뛰어 들어와 드리는 예배에는 받는 은혜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맨 앞부분에 있는 광고는 예배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광고 끝나기 전에만 본당에 들어서면 지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축도가 마치면 곧바로 나가는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지난번 미국 휴스톤서울교회에 방문했을 때에 그 교회의 광고영상을 보고 난 느낌이, ‘광고 시간은 단지 공지사항의 전달이 아니라 온 교우들이 교회의 전체적인 삶에 동참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구나' 였습니다. 광고 시간은 주님의 존전에서 성도들의 사귐이 이루어지는 소중한 예배의 일부입니다. 축도가 마친 후에 1-2분 정도 하나님께 한주간의 은혜를 구하는 자세도 매우 중요한 습관인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 중입니다. 어느 교회에서는 습관적으로 지각하거나 예배에 일찍 나가는 분들에게는 딱지(스티커)를 발부한다고 합니다. 매달 통계를 내어 특히 지각하는 분들의 숫자를 주보에 싣는 교회도 있다고 합니다. 늦는 습관이 있는 분들이 참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이런 강압적인 방법을 쓰는 것이고 교회에서도 효과가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나 싶은데, 약속 시간에 맞추려 말고 아예 5-10분전에 도착하는 습관을 들이고, 축도후 1-2분 정도 조용히 서서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역적인 면에 있어서도(예배의 순서담당, 목자일기, 예배일지, 주일 수요 새벽 대표기도, 차량봉사, 교회청소 및 식당봉사, 교회학교, 목장에서의 사역 등등)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성실하시기 바랍니다. 늦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습관입니다. 성실은 하나님과의 관계도 그렇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신뢰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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