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705호> 2023. 7. 2.
“교회 위기관리는 이렇게”
얼마 전 어떤 대형교회 목사님의 박사 학위 논문이 표절이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본인은 이를 부인했지만 종국에는 표절로 밝혀져서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논문을 쓸 당시는 표절에 관한 이해가 별로 없을 때라, 깊이 생각 못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고 남의 글을 인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표절하게 된 것을 깊이 사죄드리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솔직히 시인했으면 문제 수습이 쉬워졌을 텐데, 소문이 확대될 때까지 질질 끌다가, 피할 수 없을 상황이 되었을 때 오히려 표절을 부인했다가 스스로를 올가미에 얽어 맨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교회마다 크고 작은 위기 상황을 맞고,갖가지 갈등을 겪습니다. 이럴 때 목회자들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문제가 확대되면서 담임목사가 사임하고, 교회가 갈라지는 지경에까지 이르는 것을 봅니다.
저는 한국에서 흔히 ‘북장로교’라고 부르는 미국 교단에서(The United Presbyterian Church, 지금은 다른 교단과 합병하여 이름이 바뀌었음) 장로로 피택되어 섬겼습니다. 한인 교회가 미국 노회에 속해 있다 보니까 교회 운영이 한국식으로도 안되고 미국식으로도 안 되어 갈등이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교회가 두세 번 갈라지는 것을 경험한 후에 마침내 탈진 상태에 이르러 침례교회로 적을 옮겨 지금 침례교회 목사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교회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많은 책을 읽고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 나름대로 체득한 위기 극복 방법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립니다.
교회 갈등이 확대되어 위기 상황에 이르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목회자들이 영적 싸움을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엡 6:12)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 문제를 단순한 인간의 문제로 보기 때문에 해결에 실패합니다.
교회 갈등 뒤에는 악한 영들이 있습니다. 악령들은 흔히 교회와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용합니다. 이들에게는 영향력이 있고,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파괴력도 큽니다.
안타깝게도 갈등의 주역들은 자신들이 주님과 교회를 사랑하니까 자동적으로 하나님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들이 사단에게 이용당하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생각 못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커집니다.
예수님께서 가이사라 빌립보에서, 유대 지도자들에게 배척당해 죽을 것을 예고하셨을 때에 베드로가 만류하다가 예수님에게 “사단아 물러가라” 꾸짖음을 받았습니다(마 16:21-23). 베드로가 사단이라는 의미가 물론 아닙니다. 베드로를 이용하여 주님의 길을 막으려하는 사단을 꾸짖으셨던 것입니다.
베드로가 사단에게 이용당해 주님의 길을 막으려 했다면, 평범한 목회자나 평신도들이 사단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교회 갈등이 생기면 목사들은 자동적으로 자신들이 하나님 편이고 대적하는 사람들은 사단의 편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사도 베드로도 사단의 하수인이 될 수 있는데, 목사가 사단의 하수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하나님 편에 확실히 서기 위해서는, 교회에 갈등이 생겼을 때에는 자신이 교회를 파괴하는 주범이 아닌가 살피고, 철저하게 자신을 돌아보아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용서해야 할 사람은 용서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회개하는 사람 편이고 용서하는 사람 편이십니다.
교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주 무기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갈등 해소는 영적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기도할 뿐 아니라 사람들을 모아 같이 기도해야합니다. 문제가 심각하면 금식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 동역자들도 철저한 회개와 용서를 통해 하나님 편에 서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사단은 거짓의 아비이고 어두움 가운데서 일합니다. 사단은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려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럴 때 기도만 하면서 소문이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면 선량한 성도들을 혼동시키고, 실족케 만듭니다. 오해나 소문이 큰 문제로 발전되기 전에 즉시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 즉시 해야 하는 이유는, 소문이 무성해진 뒤에 말하면 사실을 알리기보다 변명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알리는 이유는 대적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이 주님과 교회를 위하여 싸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도 설득이 안 됩니다. VIP, 새로 믿는 사람, 선량한 교인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때 거짓을 말하거나, 과장되거나 왜곡된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솔직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사실을 알리는 방법은 목회자 칼럼, 목회 서신, 제직회 혹은 목자목녀 모임 등입니다. (설교를 통해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도 성도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합니다. 어둠 속에서, 거짓을 통해 역사하는 악령을 패배시키는 길은 진리(사실)와 빛(투명성) 밖에 없습니다.
만일 대적하는 사람들이 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극악한 방법에 의존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마주 대응하면 어느 쪽이 이기든 결국 사단에게 승리를 안겨주게 됩니다.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의 법적인 대응, 물리적인 대응도 가능하겠지만, 정도가 지나쳐서 VIP나 새로 믿는 분들 신앙을 무너뜨릴 정도가 된다면 저는 차라리 이기기를 포기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님만 바라며 그분의 처분만 기다릴 것 같습니다.
(2013년도 당시 국제가사원장이셨던 최영기 목사님의 칼럼입니다. 모든 갈등과 위기의 배후에는 영적인 존재가 있음을 아는게 그리스도인의 분별이라고 생각됩니다. 내 생각에 아무리 그것이 옳다 여겨져도 옮음(의)만 가지고서는 은혜로운 공동체나 바른 신앙생활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도 바울이 말한 것처럼 말씀가운데 먼저 자신을 철저히 돌아보면서 <의, 화평, 희락>이 함께 동행하기를 구하고 아울러 자기 자신에게는 한가지 더 <양심에 거리끼지 않는 선한 양심을 따라 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진심을 알아주는 것 또한 모든 갈등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첫단추가 아닌가 싶습니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용을,
모든 일에 사랑을!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