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699호> 2023. 5. 21.
“초원모임을 어떻게 세워갈까?”
우리가 흔히들 가정교회의 성패는 초원모임에 달려 있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이 말을 과장된 말이 아니고 정말 그렇습니다. 가정교회 세미나 마지막 토요일에 있는 목자와의 질의 응답 시간에 많은 목사님들이 ‘그렇게 오랜 시간 목자직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하고 묻는데, 대부분의 목자들의 답은 첫 번째가 ‘초원에서 받는 에너지 때문이다’이고 두 번째는 ‘예배에서 받는 위로와 격려, 그리고 재충전 때문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초원모임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목회자 세미나에서 꼭 초원모임을 보고 가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초원을 세운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정교회를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건강한 초원을 세우기 위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을 몇가지 짚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초기에 의미 없는 모임을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세미나에서 ‘초원모임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단은 조모임으로 시작하라.’라는 말을 듣고 장로님들을 위주로 조를 형성한 후에 모이라고 강요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 하루는 꼭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부부가 함께 모이라고 강요를 합니다. 그래서 조모임을 또 하나의 부담스러운 모임으로 만들어 놓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목장도 힘드는데, 거기에다 조모임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그건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입니다.
몇 번 얘기했지만, 초원모임의 가장 핵심은 그 모임이 목자들이 와서 1. 마음껏 웃고, 2. 마음껏 울고, 그리고 3. 기도응답을 받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는 목자들이 초원지기를 좋아해야 하고, 두번째는 같은 초원의 목자들끼리 좋아하는 관계가 생겨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담임목사님이 초원지기가 된다면 어쩌면 더 어려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담임목사님은 초원모임에서 목자들을 가르치려고 들 것이고, 목자들은 그런 목사님이 어렵고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담임목사님이 초원지기가 되어 시작할 경우는 절대로 그곳이 목장을 잘 하기 위한 토론의 장소가 되거나, 목사님이 목자를 코치하는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것은 초원모임이 아닌 다른 장소, 즉 총목자 모임이나 일대일 코칭 시간을 만들어서 하시고, 초원모임은 부담 없는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의 한 초원지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초원모임이 고등학교때 양아치들의 아지트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곳에서는 뭘 해도 괜찮고,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가고 싶은 곳이고, 시간만 있으면 다들 모여서 노닥거리는 곳, 그런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초원모임이 그런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목자 목녀들이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초원지기(그분이 목사님이든 장로님이든) 그늘에 와서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처음에 조를 형성할 경우에는 조장을 세운 다음 가능하면 본인들이 원하는 조를 선택하도록 해 주고, 조장에게는 이런 그림을 그려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이 분들이 조장을 좋아하도록 노력하라. 그러기 위해서 아버지, 어머니처럼 인자하게 대하고, 허물없이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도록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시간을 가지면서 들어주라’ 즉, 모임보다는 관계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도록 안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가 형성 되기 전까지는 모임은 간단하게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조가 구성되고 난 뒤에는 주일예배 후에 잠깐 모여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그리고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목장의 현황을 나누고 기도하는 정도로 부담 없이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는 굳이 목녀들이 함께 모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또 모임의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조의 사이즈도 4-5명 정도면 족할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관계가 형성이 되고 할말이 생기고 필요가 느껴질 때, 비로소 부부가 함께 모이는 조모임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즉, 반드시 모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생각에서 필요도 느껴지지 않는데, 또 준비도 안 되었는데 무조건 부부가 함께 모여서 조모임을 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모임을 위한 모임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목자들이 조모임을 부담스러워 하기 시작하면 안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지고 오겠지요. 따라서 출발은 모임 자체가 아니고 관계가 먼저라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조장을 좋아하고 조모임을 좋아하고 부부가 만나서 할 말이 많아지고, 식구들이 조모임에 의지하기 시작하면 그 때가 조를 초원으로 바꾸어도 될 때가 가까운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초원지기가 되어서 목자들의 목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때는 초원지기들을 다음 단계로 훈련시킬 때가 된 것입니다.
(가사원장이신 이수관 목사님의 칼럼을 옮겨봅니다. 사실 우리 교회는 이 칼럼을 초창기에 알게 되었다면 적용했을텐데 우리는 이미 이 과정은 지나온 것 같고 목자목녀(목부)가 함께 모이는 초원모임을 매월 갖고 있습니다. 목장이든 초원이든 우리가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적용해야 할 것은, “초원모임의 가장 핵심은 그 모임이 목자들이 와서 1. 마음껏 웃고, 2. 마음껏 울고, 그리고 3. 기도응답을 받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는 목자들이 초원지기를 좋아해야 하고, 두번째는 같은 초원의 목자들끼리 좋아하는 관계가 생겨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라는 부분입니다. 목장교회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자신이 속한 목장이나 초원이 그러한가를 한번 스스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 문제를 초원지기 초녀나 목자목녀 혹은 목원에게 돌리지 말고 자신에게 먼저 문제가 없는지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나도 불편하면 남도 불편한 법인데 우리의 문제는 자꾸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서 찾는 매우 이기적인 습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자신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티끌만 보는 격이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의 목장이나 초원모임이 신약교회의 모습처럼 그렇게 행복하고 복된(유익한) 모임이 되기를 완전 소망하며 늘 간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 하면서 가족이상의 가족이 되어가는 바로 이 점을 놓치게 된다면 자기만족에 그치는 종교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목장이나 초원에서 <자연스런 영성과 생활화된 헌신>을 보고 배울수 있는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는 함께 지어져 갈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이 바로 담목인 제가 되고 성도된 여러분 자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용을,
모든 일에 사랑을!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