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698호> 2023. 5. 14.
“대표기도는 간결하게”
저는 주말에는 가정교회 세미나 강의를 하거나, 부흥집회를 인도하기 때문에 거의 매주일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성도들이 주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다가 모여 드리는 예배에 은혜가 있는 법인데, 제가 가서 예배드리는 교회는 모두 가정교회이기 때문에 대부분 예배에 은혜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은혜를 깨는 것이 ‘대표기도’입니다. 기도를 길게 해서 예배의 흐름을 끊고, 예배에서 받는 은혜를 감소시킵니다.
대표기도를 길게 하는 분들은 대표기도와 개인기도를 구별하지 못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개인기도는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할 수 있고, 길면 길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대표기도는 문자 그대로 ‘대표’ 기도입니다. 회중을 대표하여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회중이 공감할 수 있는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아주 오래 전에 TV에서 청와대 신년 하례식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국무위원들이 대통령 앞에 죽 도열해 서고 국무총리가 국무위원들을 대표하여 대통령에게 하례사를 읽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표기도도 이런 하례식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조주이신 하나님 앞에 대표 기도자가 예배에 참석한 모든 성도들을 대표하여 감사도 하고 탄원도 드리는 것이 대표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대표기도를 드릴 때 개인적인 내용은 피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나님, 힘들어요.”라고 기도하거나,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고“하나님, 행복해요.”라고 기도하면 다른 환경 속에 있는 성도들이 공감하기 힘듭니다. 대다수의 교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기도드려야 합니다. 또한 ‘나’라는 표현보다는 ‘우리’라는 표현을 써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 이렇게.
또한 회중이 공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도가 너무 길면 안 됩니다. 대표기도가 시작될 때 회중이 큰 소리로 ‘아멘’으로 화답하다가, 기도가 길어지면서 ‘아멘’ 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경험하였을 것입니다. 기도가 길어지니까 기도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생각이 흩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 기도는 더 이상 대표기도가 아니고 개인기도가 됩니다.
가정교회에서는 간증을 많이 하니까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는 훈련이 되어 있어서 기도도 핵심을 짚어서 간결하게 끝냅니다. 그러나 일반 교회에서는 대표기도가 설교만큼 길 때가 있습니다. 창세기에서부터 계시록까지 성경내용을 나열하는 기도도 있고, 해방에서 시작하여 6.25사변, 4.19혁명, IMF를 거쳐 오늘날까지의 대한민국 역사를 되씹는 기도도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간절함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겠지만, 기도의 핵심과 상관없는 일들을 나열해서 기도 시간을 길게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교회의 모든 사역과 행사를 일일이 언급하느라 기도가 길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긴박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안만 아뢰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기도하거나, 중보 기도 팀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휴스턴 서울교회를 담임할 때, 안수집사님들이(초원지기) 대표기도 할 때에는 자신이 맡은 부서 사역만 위해서 기도하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일반 교회에서는 대표기도 할 때마다 찬양대를 위해 기도하는데, 음악부장만 찬양대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기도가 길어지지 않으면서도 안수집사님들이 중요 부서를 맡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중요 사역들이 골고루 기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표기도를 길게 하는 분들 가운데에는 평소에 기도를 안하기 때문에 그러는 수가 있습니다. 평소에 못 하다가 대표기도 할 때 기도 보따리를 한꺼번에 푸는 겁니다. 그러나 개인 기도는 길게, 대표기도는 간결하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제가 휴스턴 서울 교회를 담임할 때에는 대표기도를 몇 분 했다고 적어서 주보함에 넣어주었습니다. 대표기도는 3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2분 50초에서 3분 10초 기도한 분들에게는 ‘아주 잘 하셨습니다.’ 라고 적어서 주보함에 넣어 주었고, 2분 50초보다 짧게 한 사람들에게는‘기도가 성의가 없이 들렸습니다.’, 3분 10초보다 길게 한 사람들에게는 ‘다음에는 기도 시간을 좀 줄여주세요.’ 등 코멘트를 적어서 넣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대표 기도하는 분들은, 설교자가 설교 준비하듯이 기도를 준비하게 되었고, 시간을 재어 가면서 연습한 후 기도문을 적어 가지고 강단위에 서니까, 기도에 정성과 간절함이 더하여지면서 대표기도가 예배를 은혜롭게 만들었습니다.
(전 가사원장이신 최영기 목사님의 오래전 칼럼을 읽다가 다시금 대표기도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옮겨 보았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회중을 대표하는 대표기도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미리 기도하면서 준비해야 하고, 기도문으로 적어서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대표기도를 듣다보면 <대표기도의 5원리=순서>를 잊고 자신의 생각대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기도하는 분들은 이 대표기도의 5가지 원리를 숙지하여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바로 ➀찬양 ➁감사 ➂회개 ➃중보 ➄예수님의 이름으로...입니다. ➀찬양의 경우에는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높여드리고, 창조주되신 그분이 피조물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구속의 은총에 영광을 올려드리는 것으로, <하나님 아버지>만 부르고 바로 필요를 아뢰는 것은 개인기도에서는 가능합니다. 대표기도는 하나님 아버지의 속성과 창조주되심을 고백하는 일종의 <경배와 찬양>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➁감사는 예수그리스도의 구원의 은총과 함께 지난 한주간 우리를 지켜인도 보호해주시고 동행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➂회개는 마땅히 행할 것을 하지 않고, 하지말아야 할 것을 행했던 우리의 허물과 반복된 죄악들을 고백하고 십자가의 보혈로 용서를 구하는 시간입니다. ➃중보는 말 그대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세계선교와 교회를 위해, 특히 목장과 우리 교회의 필요를 위해 간구하는 시간입니다. ➄그리고 마지막에는 대표기도하는 분이 예수님에 대해 어떻게 믿고있는지(예를들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시는... 이든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땅에 오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성경대로 삼일만에 부활하신 우리 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등등)을 고백하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3분내로 대표기도를 준비하는 훈련을 통해 은혜의 통로가 되는 우리가 되길 축복합니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용을,
모든 일에 사랑을!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