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695호> 2023. 4. 23.
“목회는 한마디로 말하면 관계다”
목회(목양)는 한 마디로 얘기하면 관계인 것 같습니다. 성도가 교회를 찾아 오는 것도 관계에 의해서 이고 성도가 교회에 충성하는 것도 관계에 많이 달려 있고, 성도가 교회를 떠나는 것도 관계에 달려 있으니 목회는 열쇠는 관계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 세상의 조직에서의 관계와 교회에서의 관계의 차이점을 얘기하는데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에 있어서 세상 조직은 어차피 돈과 성공 등 여러가지 이유로 묶여 있기 때문에 팔로워들은 리더가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참고 지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교회가 얼마든지 많기 때문에 팔로워들은 리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충분히 떠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 교회에서는 팔로워들에게 두가지가 반드시 채워져야 하는데, 하나는 Acceptance(어셉턴스), 즉 내가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Importance(임포턴스), 즉 내가 중요한 사람인가?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두가지가 채워질 때 그들은 실망하지 않고 성도로서 머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성도들에게 이 두 가지가 채워지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맞는 말이고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 말일 것 같은데, 의외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목회자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그들이 성도이고, 교회의 일원이므로 당연히 그들에게 주어진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책임을 생각하다 보니 그들이 못하는 것이 보이고, 대신 그들이 채워지지 않아서 힘들어 하는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교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느끼는지? 그리고 그들이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도록 하는지를 늘 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팔로워들과의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특별히 담임 목회자에게는 핵심 리더들과의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중에서 핵심 리더들과 처음 관계를 만드는 방법을 한가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2년 전부터 시작한 신입 집사 수련회입니다. 이전에는 우리 교회에서 안수집사로 피택이 되면 안수를 받기 전에 담임목사와 그 가정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안 하는 것 보다는 낫지만 그것이 관계를 만드는데 많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분들과 어떻게 관계를 시작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1박 2일 신입 집사 수련회였습니다.
3-4 가정이 같이 묵을 수 있는 에어 비엔비를 잡아서 월요일 점심때 만나서 그 다음날 오후 4시 정도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나눔을 통해 관계의 베이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충 순서는 이렇습니다. 월요일 점심때 좋은 식당에서 만납니다. 이 시간은 그 분들이 식사를 사도록 했습니다. 식사가 끝나면 보통은 숙박 시설이 오후 4시 체크인이므로 2시간 정도 남습니다. 우리는 휴스턴에 키마라고 하는 바닷가 주변에 방을 잡았는데 키마에는 작은 놀이 동산이 있어서 거기에서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남성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 자매님들은 커피숍에서 즐겁게 떠들기도 하고, 또 순한 것을 모두 함께 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오후 4시에 체크인을 하고 나면 저녁 전까지 세션 1을 가지는데 ‘부부가 어떻게 만나서 결혼했고, 현재 부부의 현주소는 어디인가?’를 놓고 나눔의 시간을 합니다. 이 시간은 과거의 추억이 얘기되고, 하나님을 만나서 변화된 부부관계가 얘기되므로 재미있게 듣기도 하고, 감동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열리고 나면 함께 저녁 식사를 만듭니다. 저녁 재료는 보통은 스테이크로 하는데 이 재료는 담임목사가 준비하면 좋습니다. 역시 저녁을 같이 만들면 금방 가족같은 친밀감이 생기지요.
저녁을 먹고 나면 다시 세션 2를 가지는데 ‘인생을 살면서 가장 슬프고 힘들었던 기억 한가지와 가장 기쁘고 보람되었던 기억 한가지’를 놓고 나눔을 합니다. 이 시간에 서로 울고 웃으며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미 한 몸이 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상처가 무엇이었는지, 그들이 왜 평소에 그런 행동을 하는지가 이해가 되고, 나만의 깊은 아픔을 나누면서 상대방을 받아드리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끝나면 이미 밤이 깊어져 있습니다. 다들 한번씩 눈물을 흘렸기 때문에 깊은 허그를 하며 헤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조금 늦게 일어나서 간단한 아침을 만들어 먹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오전에 세션 3을 가지는데 이 시간은 ‘안수집사가 되는 각오와 결심’을 나눕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각오를 다지기도 하고, 너무 큰 염려는 덜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나면 가까운 곳으로 가서 가벼운 점심을 먹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닷가를 가볍게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는 돌아와서 마지막 세션인 ‘질의 응답 및 담임목사 당부’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때쯤 이면 한 오후 4시경입니다. 헤어지는 시간인데 28시간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도 이미 많이 마음의 벽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관계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보통 교회에서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사역을 시작합니다. 사역을 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그리고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 받게 되는데 이런 관계의 밑받침이 없으면 바로 상처가 깊어지고 골이 깊어 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작을 가질 때 일단은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관계가 마련되었으므로 섭섭한 일이 있을 때 금방 관계의 치유가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관계는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시작을 가질 때 앞으로 관리해 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
(가사원장 이수관 목사님의 목회칼럼을 옮겨 봅니다. 지난주간에 교회대문 자물쇠가 말썽을 일으켜 가까운 다이소에 가서 새 것을 사와 교체를 했는데, 수요성령기도회를 마치고 가려는데 문이 열리질 않아 한 30여분 본의아니게 갇혀(?)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걸음에 달려와준 안전관리부장님 덕분에 가까스로 탈출(^^)을 했는데, 다음날 자물쇠를 교체하러 갔는데 자꾸 물건에는 이상이 없고 사용자 잘못이라고 하는 직원의 태도에 순간 지난밤 열쇠 때문에 고생아닌 고생을 했던 터라 욱한 제 모습을 돌아보면서 아직도 관계에 있어서 미성숙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 한가지 미국 휴스턴서울교회는 침례교이다보니 이 글에서 말하는 ‘집사’는 우리처럼 서리 집사(1년직)를 말하는게 아니고 안수집사(우리 장로교에서는 장로)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 목자수련회 같은 교회에서 사용했던 방법론을 실례로 드셨는데, 중요한 것은 직장이든 목장이든 교회이든 새로운 관계의 시작에 대하여 우리가 먼저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려면 자신이 먼저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온유와 겸손의 성품을 지닌 인격적인 사람이 되도록 훈련하고 애써야 하는 것 같습니다. 담목인 저도 이 부분에 연약한 사람인지라 좋은 관계를 누리는게 행복한 삶의 첫단추인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용을,
모든 일에 사랑을!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