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589호> 2021. 4. 4
세뇌 공작
(북미가사원장인 김인기 목사님의 칼럼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이 되어 옮겨 봅니다)
저는 웹싸이트나 온라인 공간에 글을 올릴 때마다 독자가 누구인지 대상이 분명하지 않은 것과 내용을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공감대가 우선되어야 할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많이 주저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우리 교회 안에서 우리 교회 식구들에게 글을 쓸 때는 이미 오래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무슨 글을 써도 이미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합니다. 그러나 원장 코너에 올리는 글을 쓸 때는 더 주저하는 마음이 듭니다. 일단 우리 교회에서만 적용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교회 식구들을 향하여, 변질된 교회의 모습을 왜 변질되었다고 하는지 꾸준히 설명했고, 동시에 그러면 변질된 교회의 영성을 어떻게 바꾸어야 예수님이 디자인하신 교회 영성으로 가는지 꾸준히 반복해서 설명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제 마음에 갈등으로 보인 교회 안의 실제적 문제들을 가정교회를 통해 하나님 잘 해결해 주셨기 때문에 숙제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 봅니다. 그저 올랜도 비전교회가 그랬었구나 생각해 주시면 좋습니다.
제가 목회자가 되어서 벗어나려는 착각 중에 하나는 제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설교했으면 교인들이 다 기억한다고 믿는 이상한 믿음(?)입니다. 나쁜 믿음은 아니지만 현실은 교인들이 김목사의 설교를 다 기억할 만큼 단순한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열정(?)을 가진 분들은 자기 성경책에 언제 어떤 제목으로 목사가 설교했는지 노트해 놓았다가, 같은 본문으로 비슷한 설교를 하면, 언제 설교 한 적이 있다며 잘난 척(?)하는 분들은 가끔 보았지만, 대부분 교인들은 그냥 듣고 세상을 향합니다. 신비한 것은 그렇게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도 때를 따라 도와주시는 말씀의 능력이 삶의 변화로 나타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목회해야 할 대상은 세상에서 주야로 돈을 묵상(?)하는 구조 가운데 힘들게 살다가 주님 앞에 찾아온 영혼이기 때문에, 이 성도들을 향하여 위로와 도전의 말씀을 전하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감사한 것은 가정교회는 목장에서 지난 주 말씀을 복습하고 살아온 간증을 하거나, 다음 주 묵상할 말씀을 예습함으로, 말씀 가운데 살아가는 점검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회의 따뜻한 영성으로 나타나는데 필요한 설교나 성경적 구호나 강의는 성도들의 언어 가운데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계속 반복했습니다. 이제 한 20년 저와 같이 살아온 성도들, 특히 교회 사역자들은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기준들이 삶 가운데 어떻게 열매로 나타나는지를 설명할 때, 모두 비슷한 언어를 사용합니다. 이런 것을 우리 교회에서는 세상 가치로 세뇌되었던 사람이 이제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로 세뇌 되었다고 합니다. "세뇌(Brain Wash)"라는 단어가 세상에서는 부정적인 단어로 사용되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긍정적 단어가 되어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로 바꾼 것입니다.
그런 노력 가운데 교회 재정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회 예산, 재정 집행, 헌금 등 소위 돈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살려면 예수 믿는 사람이라도 돈이 중요하기 때문이요, 돈 벌려고 직장을 다니고, 그래야 생활이 되고, 돈은 쓰는 것만 자기 것이고 아무리 은행에 쌓아놓아도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도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 또한 그 돈으로 자신의 믿음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에 믿음으로 돈을 사용하고 관리하는 일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
세상에서 회사를 경영하거나 정부에서 나라 살림을 하는 원칙 중에 정직성, 투명성 같은 것은 교회에서도 동일하게 실천해야 하지만, 세상에서 돈 관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교회만이 가져야 할 방법 또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자기감정 문제를 세상에서 돈을 관리하듯 교회에 적용해서 공동체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예산을 집행하는 지도자들을 의심의 눈으로 본다든지, 소위 재정 부장이 되면 헌금이 자기 돈인 양 자신이 결재권자인 것처럼 세도를 부리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목사나 교역자들의 사례비를 가지고 고용인 다루듯 괴롭히는 사람들이나 자기 맘에 안 드는 일이라도 있으면 헌금한 돈을 돌려달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목회자들 중에도 헌금을 자기 쌈지 돈으로 생각하고 교인들 모르는 비자금 만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모습도 종종 보았습니다. 한편 교회에서 이런 문제점들을 많이 보았다면, 그런 사람들 중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무관심입니다. 교회 예산을 관리하고 집행하는데 관심이 없기 때문에, 헌금도 안하고 사역에도 동참하지 않습니다. 교회 일꾼으로 주님께 충성하는 귀한 사역을 할 일 없는 인간들이 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이런 예들은 다 변질된 교회의 특징입니다.
저는 교회 재정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구체적인 원리와 방법을 성도들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가르쳐주지 않아서 잘못 오해하고 무관심해지는 모습을 막고 싶었습니다. 교회의 모든 사역은 자원하여 합니다. 단 헌금관리 팀(재정부)은 제가 임명합니다. 이런 말 하면 일단 목회자가 교인들과의 관계 속에 영적인, 동시에 삶으로 보여지는 실제적 신뢰가 먼저 공감대로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 전제조건이지요. 동시에 헌금 관리 하는 분들도 성도들의 헌금생활을 판단하거나 누가 어떻게 헌금 했다더라 남에게 이야기해서는 안되는 원칙을 반복해서 이야기 해 드리고, 헌금관리 팀에 자주 들어가서 기도해 주면서 혹이라도 성도들의 헌금생활에 비교, 비판하는 마음이 생겼거나, 남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하고, 그런 증거가 있으면 그날 사역을 중단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헌금 관리팀(재정부)은 단지 계산하고 관리하는 사명만 합니다. 헌금에 대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부서가 아닙니다. 또한 저는 성도들이 헌금하는 액수를 모른다는 이야기도 자주하고 그 이유는 액수는 성도들과 하나님의 관계이지 목사라도 간섭하거나 알 권리가 없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사실 교회 예산은 의미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교회 예산이란 국민의 세금을 근거로 만드는 정부 예산과 달리 계산적 근거가 없습니다. 근거가 있다면 성도들의 믿음 뿐입니다. 아무리 예산을 적게 세워도 성도들의 믿음이 못 따라가면 늘 부족하고, 아무리 예산을 많이 세워도 믿음이 넘치면 예산을 초과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산을 왜 세우느냐?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나마 예산을 세우지 않으면 규모 있게 사용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산에 매여서도 안되지만 예산을 무시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즉 지혜로와야 합니다. 중요한 사역이 생기면 예산에 없어도 하는 것이고 예산을 세웠어도 그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산을 사용하는 결정을 이런 원칙에서 할 줄 아는 당회원이나 지도자들의 분별력이 공감대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전제조건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 영적인 신뢰감이 깊어졌고 성도들도 헌금생활은 하나님께 헌신하는 믿음의 표현이라는 감각이 깊어졌습니다. 이런 원리들이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에 맘껏 표현할 줄 아는 신앙생활, 그리고 교회 재정이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 사역에 집중된 모습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