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녀 간증
(휴스턴서울교회 딱나목장) 김정현 목녀, 2020년 7월 12일
안녕하세요 휴스턴 서울교회 딱나목장의 김정현 목녀입니다.
2015년 분가해 목자 목녀 임명을 받고, 현재까지 딱나 목장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미 섬김과 희생의 베테랑이신 행복을 여는 교회 성도님들 앞에서 제가 무슨 간증을 할 수 있을까 하며 그 동안의 목장에서의 사역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예수영접 모임을 통해 영접을 하고, VIP 딱지를 막 떼고 목자 목녀 임명을 받아 사역을 시작하면서 야심차게 의욕이 많이 앞서 있었습니다. 처음 당시 목장에 남미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자라온 목자인 남편, 남미에서 온 싱글 청년, 주재원으로 혼자 나와 있는 형제들, 이렇게 형제들이 많아, 어떻게 하면 이 목장 식구들을 하나로 만들까 생각해 목자의 제안 하에 주일 오후에 형제들과 한인회에서 하는 축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남편을 “바로 축구”라고 부를 정도로 남편은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남편은 큰 아이에게 운동을 하다가 절대로 다치면 안 된다고 안전을 신신당부 하며 그렇게 아빠와 아들은 축구장으로 나섰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에게 걸려온 전화, 항상 보던 핸드폰에서의 남편의 이름이 그날은 왜 그렇게 느낌이 싸~~한지…. 불길한 예감은 왜 그렇게 언제나 맞는 건지.. “나 다리가 부러졌어”
아빠는 필드에서 뛴 지 20분 만에 장렬히, 아들이 보는 앞에서 자기 발에 자기가 걸려 다리뼈가 “똑” 하고 부러졌습니다. 다행히 뼈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지 않고, 똑 부러진 것, 다른 이의 태클이 아닌 자기 발에 자기가 걸려 부러진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목자는 몇 달 간 목발 신세를 지게 되었고, 다리 뼈가 잘 붙지 않아, 다시 수술을 해 철심을 박았습니다. 목녀가 된 덕분에 철든 남편과 살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희 집에서는 “그 아이 참 공부를 똑 부러지게 잘한다. 어쩜 그렇게 일을 똑 부러지게 잘하니?” 와 같이 “똑 부러진다”는 말은 저희 집안의 금지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의 종목을 바꾸어 교회 체육관에 있는 안전한 탁구를 하게 되었고, 남편의 새 축구화는 창고에 고이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뼈가 부러지는 목장 사역이 시작 되었습니다.
저희 가정은 2013년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휴스턴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파나마, 멕시코 등 장기 출장이 잦아졌고, 작년에는 멕시코 발령을 받아 가게 되었고, 지금은 한국에 있습니다. 목장 사역은 목녀의 역할이 90프로라는 말이 있지만, 목자 없이 목장을 섬긴다는 것이 힘에 많이 부쳤습니다. 형제들만 바글바글한 목장에서 처음에는 목장을 준비할 때 숟가락이라도 하나 놓아 줄 수 있고, 물이라도 좀 떠줄 수 있는 부부 동역자를 보내 달라고 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기도의 응답으로 그 식구가 VIP 딱지를 떼고 좋은 동역자로 목장에 있습니다. 3살, 5살 두 아이를 둔 동갑내기 그 가정은 미국에 오자 마자 목장으로 전도되어 와서 섬김을 받고, VIP 딱지를 떼 가고 있습니다. 이 부부는 휴스턴 으로 발령 받아 오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이혼을 했을 거라고 자주 이야기 합니다. 해운 회사에 있던 형제는 집에서 잠만 자고 가는 하숙생 이었고, 독박 육아로 어린 남매를 키우는 자매의 스트레스는 엄청 컸습니다. 그래서 부부 사이의 골이 많이 깊어졌었는데, 미국에 오면서 저녁이 있는 삶과 금요일이면 가족 모두 목장, 주일에는 교회를 오면서 가정이 점점 회복 되기 시작 했습니다. 그래도 부부 간의 다툼은 여전히 있었습니다.
한날은 목장을 하는데, 목장 중에 부부싸움이 일어났습니다. 4살 짜리 큰 아이를 외국인만 있어 영어만 쓰는 유치원에 보내느냐, 한국인이 많아 한국말만 하는 유치원에 보내느냐의 문제로 싸웠습니다. 이것은 마치 교회 본당의 그랜드 피아노를 오른쪽에 놓느냐 아니면 왼쪽으로 놓느냐와 같이 중대한 사항이었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똑같다는 뜻입니다.
평소에 조잘 조잘 말을 잘하고, 상냥한 자매는 “너는 항상 그런 식이야” 라고 남편에게 소리치며 울면서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목장 식구들 모두 우리 앞에서 어떻게 부부싸움을 할 수가 있지?, 어떻게 저런 문제로 싸울 수가 있지? 라고 당황하는 반응이 아니었고, 정말 내 일처럼, 부부 간의 문제를 공감해 주었고,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는 흐뭇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부부가 드디어 목장이 자기 집처럼 편한 곳이 되었구나, 어디 가서 이렇게 터놓고 부부 싸움을 할 수가 있을까, 그곳이 목장이라 감사했습니다. 그 후 기도하던 유치원 문제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공립학교에서 일정 나이 보다 1년 더 앞당겨 아이들을 받게 되어 학비도 굳히고, 기존 보다 더 좋은 교육의 혜택을 받게 되는 걸로 응답되었습니다.
지난 주 목장에서는 자신의 싱글 후배가 휴스턴으로 발령 받아 오는데, 좋은 싱글 목장을 소개해 주고 싶다는 기도제목을 냈습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한 기도제목은 처음 냈는데, 이 부부가 이제는 누군가를 품고, 섬기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이제 몇주 후부터 저와 6주 짜리 확신의 삶을 같이 할텐데 삶공부 제안을 잘 받아 들이도록, 그리고 올해 꼭 이 부부의 허그식을 할수 있도록 같이 기도 부탁드립니다 !!!
목자와 저는 결혼한지 14년차 된 부부 입니다. 저희는 결혼 하고 한번도 크게 부부 싸움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목장에 들어오는 부부들은 전부 부부문제의 골이 깊었습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부부가 왜 싸우나, 좀 서로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면 안되나, 이해가 되질 않았고,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공감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셋 있는 부부가 들어왔습니다. 셋째 아이를 낳고, 아내의 유전적인 정신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 아내의 정신병 증세가 나아지고,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을 잘 먹고 관리를 잘해서 휴스턴에서 치유되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신년 세겹줄 기도도하며 준비했습니다. 아내가 오면 목자님과 목녀님을 엄청 힘들게 할거라며 형제가 미리 부탁을 했었고, 초원지기님 내외분과 함께 만나 대책 회의도 하며 기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도착했고, 휴스턴으로 먼저와 목장과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이 자기에게 관심 갖는 것 외에 목장과 교회를 좋아하는걸 너무나 싫어 했습니다.
며칠간 부부가 밤새도록 싸우는 일이 잦고, 아이들은 방치되고, 그 괴로움이 정신병 증상을 더욱 악화시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우울감과, 양극성 장애들이 심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알 수 없는 말로 문자 폭탄을 날리기도 하고, 불쑥 집으로 찾아와 1시간 30분을 넘게 횡설 수설 하고 돌아가서는 그 일들을 기억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에는 작은 교회로 가고 싶다며 목장과 교회를 뛰쳐 나갔습니다. 그런데 번지수를 잘 찾아 목장이 있는 작은 가정교회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잘 케어 받아 언젠가는 정신병이 치유가 되고, 목자 목녀가 되어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부부와 동시에 갓 돌이 지난 아이가 하나 있는 가정이 들어옵니다. 미국 시골에서 치과를 하다가 사업장을 인수 받아 휴스턴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부부가 목장에 오자마자 몇 주 되지 않아,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목장 식구들 앞에서 자매가 울면서 부부 사이에 대해 하소연을 합니다. 그리고는 아이를 놔두고 타 주로 공부를 하러 떠나버렸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남겨진 남편과 아이, 아이를 봐주러 온 남편의 부모님들 모두 고통 가운데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부 사이와 양가 집안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당장이라도 이혼을 할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 신앙 생활을 오래한 부모님들도 아들이 힘들다고 하면 “니가 힘들어? 그럼 이혼해! 라는 말을 신혼때부터 했었고, 자매는 그에 대한 상처가 깊었습니다. 한꺼번에 들어온 두 VIP가정, 누군가 한번이라도 집을 오픈해 나의 수고를 덜어 줄 수 있겠다라는 얄팍한 계산과 함께 기쁨도 잠시, 왜 이렇게 감당하기 어려운 VIP들을 보내 주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목장에는 은퇴 목사님이 계십니다. 아무래도 목사님 때문에 하나님께서 찾고 찾아 어려운 VIP를 마음 놓고 보내주시나 보다 하고 불평했습니다. 사회에서 내놓으라 하는 이름만 대면 아는 대학교의 아버지는 교수, 어머니는 약사, 아들은 치과 의사, 정말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상황에서 결혼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삶은 이 형제가 전혀 상상도 해보지 못한 고통스러운 삶 이었습니다. 이렇게 된 후로 상담 콜센터가 오픈 되었습니다. 타주로 떠난 자매도 밤마다 울면서 전화가 오고, 형제 또한 틈틈히 전화가 와서 자기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자매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형제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단체 기도를 할 때 “주여 삼창” 하는 것을 참 싫어 했습니다. 좀 얌전하게 부르면 안되나, 꼭 이렇게 호들갑 이어야 하나 생각 했었는데, 주여 삼창이 무슨 말입니다. 정말 앞이 보이지 않고, 가정이 파탄 날것 같은 이 상황 앞에서 주여 백창도 더 나왔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가운데 한마디 한마디 말씀으로, 또는 카톡으로, 목장의 나눔으로 은퇴 목사님께서는 상담을 해주셨고, 그 가정을 만져주셨고, 넉다운 되어 있는 목녀에게 힘도 주셨습니다. 가정의 회복의 끈을 놓고 싶었던 형제는 점차 마음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먼저라고 마음 먹고 지금은 생명의 삶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처음 생명의 삶을 들을때는 몇번 듣다가 중간에 그만 두었지만, 이제는 마음을 굳게 먹었고, 생명의 삶을 형제 스스로 끝까지 완주 하려는 각오로 시작했습니다. 타지로 떠난 자매가 주말에 가족들을 보러 오늘 휴스턴으로 잠시 들립니다. 정말로 다시는 돌아올 것 같지 않았던 자매의 마음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지난주 목장에서는 그 형제가 목장과 교회가 아니었다면 벌써 이혼 했을텐데, 점점 가정의 회복의 희망이 생기고 있다고, 쉽게 말하지 않고 잘 들어주신 목사님과, 목녀님께 감사하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형제의 표정도 아이의 표정도 점점 밝아지고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곳에서의 공부가 어렵고 삶이 힘들어, 남편과 아이가 있는 따뜻한 가정 휴스턴 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목장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초특급 VIP들을 맞이하면서 목자가 없다는 타당한 이유를 대며,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어려움을, 이 힘듦을 한번 뛰어 넘어보자, 중간에 포기해 버리면 더 이상 나에게도 성장과 영적 성숙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버티고 지탱하게 해준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은퇴 목사님과 초원 이었습니다. 최영기 목사님이 목장에 계시면 하루에 한 명씩 영혼 구원이 막 일어날 것 같았는데, 그와는 반대로 어렵고 어려운 초특급 VIP들을 마음 놓고 보내주십니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목사님은 물꼬를 틀어주시고, 한마디 한마디로 마음을 움직이십니다. 그리고 다른 한가지는 목자 목녀들의 목장인 초원 입니다. 어려울 때 언제나 S.O.S 칠 수 있는 든든한 초원지기 내외 분이 있고, 사역의 어려움, 깊은 속마음, 눈물 콧물 다 빼며, 큰 웃음 까지 다 털어 놓을 수 있는 초원이 있어 이 사역을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초원에는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가 다 있습니다. 세대를 막론 하고 모두들 뇌를 다 카피 하고 싶은 분들만 있습니다.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고, 깊은 나눔으로 간절한 기도로 새롭게 채워짐을 받습니다. 초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사역도 이어가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그리는 이상적인 저희 목장의 그림은 이렇게 가고 싶은 초원 같은 목장이 되는 것입니다. 가정 교회를 만난 남편도 목사님 아들. 와이프도 목사님 딸인 친구 부부가 말했습니다.
“아~~~~ 편하게 살수 있었는데”…
가정 교회를 만나 저희는 이제 편하게 사는 것이 불편한 삶이 되었습니다. 목자 목녀가 되지 않았다면 평생 나랑 잘 맞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만 만나며 하하호호 신앙 생활 하다가 하나님 앞에 갔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정 교회를 만나 영혼 구원의 시선을 두는 목자 목녀가 되었습니다.
시편 37:23 우리가 걷는 길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길이면 우리의 발걸음을 주님께서 지켜주시고 어쩌다 비틀거려도 주님께서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니 넘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만나게 될 VIP 들이 두렵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고, 문제 앞에 놓여 있는 우리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고통 가운데 있고,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아주 얇은 껍질 하나에도 색깔이 변하지 않고 맛이 변하지 않는 사과를 보았습니다. 하물며 전능하신 하나님의 보호를 받는 저희들일까요, 우리의 고통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주시고, 우산 씌워주시는 분 따라 이 길을 가려고 합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