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간증
(8 민다나오목장) 최두연 형제, 2020년 6월 14일
안녕하세요. 민다나오 목장의 최두연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에 삶이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라왔던 거 같습니다.
가정,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 이 세가지가 그 당시에 저의 삶에 모든 기쁨과 슬픔의 이유였으며 저에겐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이 세가지를 놓고 하루 또는 한 주 동안 내 인생이 어땠는지 평가를 한 적이 많았습니다. 매번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한쪽 때문에 기쁨을 느꼈다면 다른 두 쪽 때문에 나는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과 새엄마와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었으며 그 세가지 중에 가정으로 인한 기쁨은 포기하고 살았기 때문에. 세가지 중에 1/3만 건져도 성공적인 한 주였다고 매주 내 삶을 평가를 해왔고, 물론 그 1/3이 가정에 있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많이 힘들어하던 시간 가운데 어린 시절에 내가 스스로 내 삶을 평가했던 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정과 직장이 내 상황에 전부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는 예전 담당했던 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요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갑자기 해외에서 근무하던 제가 본사 들어와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 저보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선후배들이 많고, 지식이 많은 것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살고 왔던 저보다 시각도 넓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생각 드는 게 퇴근하고 싶은 마음이고, 월요일이 되면 빨리 금요일이 오는 것입니다. 나의 존재감, 의욕, 자존심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하루 하루를 간신이 사는 것 같습니다. 이런걸 가지고 크리스천이 이래도 되나 하면서 스스로 부끄러워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직장 생활이 힘들어도 어린 시절과 달리 이제는 반대로 모든 일들이 힘들게 하더라도, 가정이 나에게 기쁨을 주고 힘이 됩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많이 보고 싶어하고, 함께 살던 시절이 그립고, 가족을 생각하며 힘을 내며 삽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happening이 있었는데, 가정의 화목함이라는 것도 우리의 교만함과 미성숙함으로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다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슴도 아팠고, 속도 많이 상했고,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나에게 유일하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가정, 사랑이 넘치는 우리의 가정, 거기에다 믿음이 있는 가정이기 때문에 더욱더 튼튼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우리는 연약하고 실수가 많아서 다 모든 것을 이루기 쉽다는 것을 겪고 보니 얼마나 실망스럽던지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주님의 인도와 주관하심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언제나 하면서 살지만, 갑자기 내 인생에 생기는 고통들의 이유와 목적이 잘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불행 했고 어렵게 넘긴 어린 시절도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런 무의미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그 뒤에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은혜가 뭔지, 도대체 나를 향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이러실 거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게 하시지, 왜 여기까지 오게 하셨는지 ... 불평하며 극단적인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답을 찾지 못하고 아직 마음도 완전히 회복된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이 위기의 순간을 넘기게 하시고 내 마음을 진정 시켜주셨습니다.
나는 주님이 나에게 주신 작은 행복들을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좋은 일들은 당연하듯이 받아드리고, 조금 불편한 일 생길 때마다 어린 아이처럼 불평만 하는 내가 반성하고 회개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불평하는 회사 일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이렇게 월급 잘 받으며 생활할 수 있다는 것 업무가 어렵다고 불평하지만, 주변에 아는 선배들이 많이 도와 주고 응원하는 것, 출근하면 퇴근 시간이 오고, 월요일로 한 주를 시작하면 금요일이 온다는 것. 한번은 너무 힘든 한 주를 마치고 금요일 퇴근 길에 눈물 흘리며 감사 했던 적도 있습니다. 일상 속에 많은 행복들이 있는데 그 순간에 잠시 감사를 하고 금방 잊고 살았던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행기타고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고싶은 가족이 미국에서 무사히 한국에 들어왔고, 2주간 자가격리 할 수 있는 집이 마련이 되었고, 모두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 감사한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휴가를 내고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여유의 시간을 갖고 짧은 여행도 했고, 회사에서 빨리 퇴근하고 가족과 함께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는 재미, 작은 OFFICETEL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같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주님이 주시는 위로인 것 같습니다.
나에게 어려운 일이 있는 만큼 나는 기도 시간이 길어지고 간절함이 커졌습니다.
앞으로도 주님의 뜻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허락하시는 일에 겸손히 받아드리고 따르는 것에 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를 숨쉬게 하듯이 생활 속에 주시는 작은 행복들을 귀하게 생각하고 더욱 감사를 하고 있습니다.
간증 준비를 통해 연약한 저를 스스로 다시 드려다 보게 하신 목사님,
매주 목장을 통해 일상 속에 많은 감사거리를 생각하게 하시는 유영철목자님과 정미경 목녀님께 감사를 드리며 간증을 마칩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