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동산칼럼 1호) 2009.12.27
나는 병아리가 아니었어. 나는 독수리였어
한 소년이 산에서 독수리 알을 주웠습니다. 집에 돌아와 장난삼아 암탉의 품에 독수리 알을 넣어 주었습니다. 얼마 후 병아리와 함께 새끼독수리도 알을 깨고 나왔습니다. 새끼독수리는 병아리들 틈에 끼여 병아리처럼 먹고 병아리처럼 아장아장 뛰어다녔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귀엽고 앙증맞게 생겼는데 자기는 매부리코에다가 색깔도 이상하고 날카롭고 뾰족했습니다.
새끼독수리는 다른 병아리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깊은 열등감과 고독에 빠져 방황하고 있을 때, 닭장 위에 커다랗고 위엄있는 독수리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창공을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병아리들은 쪼르르 암탉 품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새끼독수리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날개가 들썩였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나도 저 새처럼 날고 싶다’. 그러나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나는 평범한 병아리에 불과해’... 다음 날에도 독수리가 창공을 빙빙 돌았습니다. 새끼독수리는 어미독수리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새끼독수리는 어떤 힘에 이끌려 날개에 힘을 주었습니다. 몸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습니다.
어느덧 창공을 유유히 날고 있었습니다. 새끼독수리는 창공을 날면서 병아리들을 향해 외쳤습니다. ‘나는 병아리가 아니었어. 나는 독수리였어’ 어미의 부름에 응답한 새끼독수리는 그제야 자기 정체성을 찾았습니다. 동시에 행복을 찾았습니다.
교회에 부임하여 우리들의 정체성 회복을 위하여 고민하며 달려온 오늘, 네 번째 겨울을 맞이합니다. 구주강생하신 성탄을 보내면서 진심으로 감사한 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부족하고 미령한 목사와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주님이 원하시는 건강하고 좋은 교회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 성도님들에게 새해 인사와 함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나는 병아리가 아니었어. 독수리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