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동산 칼럼 392호) 2017. 6. 25
목장이 고통스러운 사람들
요즘은 일주일이 어떻게 빨리 지나가는지 눈깜짝하면 주일이 돌아오는 것 같아 시간이 날 기다려주지 않으니 언제나 오늘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는 TV를 없앤지 몇 년이 되었는데, 제가 자는 안방에는 오래된 데스크탑 컴퓨터의 모니터가 TV겸용이라 그 덕분에 저도 집에 들어가면 자기 전에 TV에서 뉴스나 교양프로를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시선을 끄는 것 중에 하나가 ‘자연인’ 이라는 프로입니다.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보았다가, 좀 주의깊게 보니까 산 속에 들어가 혼자 사는 사람들을 인기 개그맨이 찾아가 며칠을 같이 지내며 그들의 일상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프로입니다. 몇 편을 보아도 느끼는 것은 항상 똑같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미칠듯하게 심한 외로움을 타고 있는 듯이 보이는데 나레이터는 항상 그 삶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심한 분주함에 지친 곳에서는 금방 저런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언젠가는 사회문제가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얼핏 해 보았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어떤 경우는 천성적으로 일종의 은둔자 같은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은 보통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피곤함을 느끼고,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부대끼고 나면 금방 에너지가 빠져 나가서 쉬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몽상가들입니다. 책과 컴퓨터만 있으면 얼마든지 혼자 지낼 수 있고, 생각하기를 좋아해서 앉아있으면 생각은 여러 방향으로 끝없이 달립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목장이 체질적으로 힘이 들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드는데, 자기와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매주 만나야 한다는 것도, 또 한번 만나서 적어도 3-4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도 고역일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목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못하고, 기회만 있으면 빠지려고 하고, 그렇게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보니까 목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보면 결국 우리 교회를 떠나서 이웃교회로 옮겨 가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런 사람들이 상당수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중에 이런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목장이 재미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힘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가능한 배려해 주고, 또 도저히 못 견디고 떠날 때도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경향이 있는 사람은 “나는 그런 사람이야” 할 것이 아니고, 그것이 내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드실 때 이웃과 함께 하도록 만드셨고, 함께 목표를 이루어 가도록 공동체로 묶어주셨습니다. 또 영혼구원의 사명도 “나는 그런 사람이야. 어쩔 수 없어!” 하는 한 절대로 이루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은 이웃을 멀리하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기기 시작할 때, 영혼은 병들기 시작합니다. 고독은 이 땅에서 맛보는 지옥의 단편입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가운데 우리는 자라가고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으므로 목장이 힘들더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어울리고 해서 그런 성향과 싸워나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하늘복의 통로로 우리에게 목장을 주셨기에, 즉 목장은 교회이기에 그 한가지 전제가 우리가 매주 목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인 것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