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동산 칼럼 367호) 2017. 1. 1
건축도 사역입니다
(가사원장 최영기 목사님의 칼럼을 공유합니다)
교회당 건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을 많이 봅니다. 건축으로 야기된 문제로 인해, 가정교회를 포기하는 목사들까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구미 남교회를 담임하는 천석길 목사님은 약 100억 원(미화 1,000만 불)이 소요되는 건축을, 주일 연합 예배 출석 인원이 청소년 합쳐서 약 800명일 때 시작해서 잡음이나 갈등 없이 잘 마쳤고, 입당한지 4년만에 은행 빚까지 다 갚았습니다.
지난번 ‘가정교회 3축 다지기’ 모임에서 천 목사님의 건축 사례를 들으면서, 목회 지혜와 영적 원칙이 담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건축은커녕, 전세로 자그마한 예배 처소 하나 마련 못하는 개척 교회 목사님들에게 미안하고, 천 목사님도 자신의 건축 사례가 공개되는 것을 거북스러워했지만, 건축 뿐 아니라 증축이나 교회 이전을 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는 지혜가 담겨져 있어서 여기에 소개합니다.
천 목사님이 건축을 아름답게 끝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건축을 단순히 교회 건물을 짓는 것으로 보지 아니하고 사역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게 보낸 이메일에서 천 목사님은 이렇게 썼습니다(약간의 문구 수정을 했습니다.).
“헌금은 부담이 아니라, 참여의 기쁨을 누리는 축제의 장이 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 왔습니다. 부담이 되는 건축도, 모든 것을 가능케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가운데에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지나치게 무리해서는 안 되지만, 해야할 시점이 오면 피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금에 기쁨으로 동참했을 때에는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을 전달할 책임이 목회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 목사님의 건축 경험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지혜를 발견하였습니다.
1. 교인들이 건축의 필요를 공감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교회 건물만 크게 지어 놓으면 하나님이 채우신다” 식의 접근 방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천 목사님은 교인들이 교회 건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예배 인원이 많아졌을 때에 2부 예배를 3부로 늘리고, 3부 예배를 드려도 예배 공간이 모자라게 될 때에 건축을 시작하였습니다.
2. 건축을 시작하라는 하나님의 사인을 기다렸습니다. 천 목사님의 경우에는 약 15분 떨어진 곳에 교회당 건축을 목적으로 땅을 사 두었는데, 교회 바로 옆에 있는 1500평의 땅을 잘 알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타나서 싸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서, 이것을 하나님의 사인으로 알고 그 땅에 건축을 하였습니다.
3. 건축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이 아니고 특권인 것을 성도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천 목사님은 목회 칼럼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누구나, 아무 때나,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 주의 전을 짓는 일입니다. 이러한 드문 축복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4. 헌금을 드릴 때에는 얼마나 많은 헌금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물질적인 은혜, 영적인 은혜에 얼마나 정직하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다 참여하되 능력에 따라서 참여하도록 하였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5. 헌금을 단계적으로 하도록 했습니다. 소요되는 건축 비용을 미리 말해서 겁에 질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건축 설계를 할 즈음에 성도들에게 한 달 십일조의 반을 건축을 위해 바치자고 제안했습니다. 교인들이 건물 골격이 세워져 가는 것을 자신들의 눈으로 볼 수 있을 즈음에, 교인들이 각자 연봉에서 2개월치 수입을 12개월로 분할해서 헌금 하자고 했습니다. 교회 건물이 완공 단계에 이르러 아름다운 모습을 들어 낼 즈음에 마지막으로, 2년 분할로 건축 헌금을 바치되 성도들은 수입 2개월치를, 교회 지도자들과 중직자들은 4개월치를, 담임 목사인 자신은 8개월치를 바치기를 제안하였습니다.
6. 건축 헌금을 제안할 때마다 건축 헌금 못하는 사람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 헌금할 수 없는 분들은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전 교인이 온전한 십일조만 드리면 건축 문제는 해결되니까 온전한 십일조만 드리자고 권면했습니다.
7. 건축할 때 재정적인 어려움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건축 비용 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때가 있었지만, 비용이 얼마나 모자라는지 알려보았자 교인들에게 부담만 되지 도움이 안 됩니다. 담임 목사와 건축 담당자에게 일임해 달라고 교인들에게 부탁하고, 건축 재정상태를 알려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건축 기간 동안에는 제직회조차 모이지 않았습니다.
8. 건축 중에도 중요한 사역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가정교회 세미나를 비롯한 다양한 가정교회 사역을 걸르는 일 없이 충실히 감당했을 뿐만 아니라, 구제비나 선교비를 줄이거나 동결한 적이 없었고, 교역자들 사례비도 매년 최소한 물가 상승률 이상은 올려 주었습니다.
이처럼 건축을, 헌신을 연습하는 장으로 만들고,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기회로 만들었기 때문에 건축이 무난하게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건축으로 인해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도 없었고, 오히려 교인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