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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생각의자 664> 2022. 9. 11

 

확진되어 자가격리를 하였습니다

 

몇 년 전에 기획되었던 가정교회 지역목자 수련회를 지난 주간(829-831) 은혜가운데 다녀와서 점점 편도선이 붓기 시작하더니 온 몸에 한기가 들면서 몸살기가 있어 코로나 자가 테스트를 해보니 다행히 음성이 나왔는데, 혹여나 코로나 확진이 되면 주일예배 강단에 설 수 없다는 생각에 최대한 거리두기를 하면서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지 않고 버티게 되었습니다.

점점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예전에 항상 감기가 연약한 목으로부터 시작되었기에 가벼운 몸살 감기려니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다시한번 자가 테스트를 했는데 역시나 음성이 나와 예전에 있던 목감기 약을 먹으며 주일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주님께 어떡하든 주일 1-2부 예배 설교만큰은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시기를 간구하면서 결국은 예배사회를 김병기 장로님께 토요일에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주일 1-2부 예배를 마치고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두 번이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양성>으로 나왔고 <팍스로비드>처방을 받아 보건소로부터 일주일간 자가격리하라는 문자를 받고, 중보기도세미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집으로 돌아와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12시간마다 팍스로비드 3알을 먹으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12시를 기준으로 다른 조제한 약들과 평소먹는 당뇨와 혈압약 등 한번에 12알을 먹으면서 내 자신이 약으로 사는 인생인가?하는 자신이 좀 한심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3-4일간은 정말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에도 확진되어 자가격리를 경험하신 분들이 많기에 얘기를 들어보면 개인차가 많고, 심한 경우에는 입원까지 하신 분도 계시기에 기저질환이 있는 저로서는 살짝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4차 백신까지 맞았는데, 가족가운데는 맨 마지막으로 확진된 저로서는 일주일만 버티면 그렇게 쉽게 지나갈 줄 알았습니다. 마침 <힌남노> 태풍으로 인하여 뉴스에서는 24시간 대비책에 대해 연일 방송을 하는데 내 몸이 온전치 않고 약기운 때문인지 정신이 약간 혼미한 상태라 뉴스를 들어도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목은 점점 더 붓고, 입맛은 없고 콧물에 기침에 오한까지 최근 몇 년동안 감기에 한번도 걸리지 않아 나름 자기관리에 자신감이 있었던 저로서는 지난 3-4일이 꼭 살짝 지옥의 문턱을 다녀온 마냥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낮밤이 바뀌어 도대체 몇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가운데 창문을 보니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아직 한소현 사모나 두 아이들도 자가격리는 마쳤다 하지만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가운데 이삿짐 정리도 다 되지 않아 풀지않은 박스들이 여기저기 있는 상태에서 갈증으로 물을 마시러 거실에 나가는 짧은 거리에도 이곳저곳 부딪히기 일쑤고, 이제사 정신을 차려보니 몇가지 주님이 주시는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코로나 확진되기 전에 조범진 목자님과 정혜경 목녀님이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실시간 올라오는 중보기도 제목을 받으면서 늘 그래왔던 것처럼 주님, 주님의 주인되심을 보여 주시옵소서. 종들로 하여금 하나님 아버지의 영광을 보게 하옵소서라고 간구했습니다. 이 기도가 결국은 나에게도 필요한 기도라는 사실과 함께 일주일간 방에 있으면서 <하나님이 아버지되심>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가 되신다는게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했던지요. 혹여 나의 사는 것도 나의 죽음도 모든게 아버지의 뜻대로 되는 것이니 인생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이 나의 아버지되심이 아주 확실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한주간 노회와 선교회 관련 모든 미팅이 캔슬되면서 심지어는 99()이 돌아가신 아버지 1주기 추모예배를 앞두고 있었는데, 결국은 추석명절과 함께 고향에 가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면서 내 자신이 아픈 것 보다는 뭔가 내가 해야할 일을 못하게 되었다는 자책감으로 비교적 책임감이 강한 저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주님의 일을 내가 꼭 해야한다는 조금은 오만한 생각은 아니었나 싶은게, 나를 써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더불어 쓰임받는게 하늘복이라는 생각에 회개와 함께 감사의 고백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주님은 나에게 여전히 요구하시는 것이 충성이며, 나로 하여금 주님이 일하시도록 통로가 되어드리기 위해 더욱더 순종하는 삶을 기대하신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나는 하나님과 편한 관계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어떤 이유로든 불편한 관계가 되면 그곳이 아무리 좋아도 떠나고 싶거나 만나고 싶지 않듯이, 교회생활은 하나님과의 편한관계를 유지하는 것인데, 마귀와 세상은 그 꼴을 보지 못하기에 우리에게 여러 가지 리스크를 주고 그것에 대한 반응으로 결국은 하나님과 불편한 관계를 갖도록 하기에 그것이 질병이든, 경제적인 것이든, 불확실한 미래이든, 심지어는 목장과 교회생활에서 오는 어떤 오해나 상처, 불편함 관계든... 소위 고난이나 어려움이라는게 하나님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에 그런 고난이나 어려움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해석은 결국 내 믿음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부어지는 사랑과 능력과 지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편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죄책감이나 원망, 죄송함으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예수님이 필요하고, 그 주님 때문에 그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것처럼 용서받은 죄인답게 오직 예수님을 통해 어떤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과 편한 관계를 누리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편한 관계가 되면 기도가 좀더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담임목사 자가격리 동안 변함없이 예배를 위해 섬겨주신 모든 섬김이 분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감사드립니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모든 일에 사랑을!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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