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597호> 2021. 5. 30
“네 마음을 누가 제일 잘 알아줘?”
(수도권북부초원 총무로 섬기는 서울옥수교회 남기환 목사님의 목회칼럼 중에서)
근래 인기를 끄는 TV 프로그램 중에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금쪽”은 소중한 것을 비유로 이르는 말인데, 어떤 부모에게나 자녀는 금쪽같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금쪽같은 자녀의 양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팁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의외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외에도, 아직 결혼하지 않는 젊은 세대를 비롯하여 다양한 연령층에서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에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시청자 층이 대체로 젊은 부부들로 한정되어 있었던 것과 달리, “금쪽같은 내 새끼”가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고 있는 바른 육아에 관한 것이 이전의 다른 육아 프로그램과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전의 육아 프로그램이 부모의 문제에 집중하여 ‘부모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 “금쪽같은 내 새끼”는, 물론 부모의 문제도 다루지만, 부모와 자녀의 소통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통 문제는 자녀 양육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이 프로그램이 다른 자녀 양육 프로그램과 차별화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금쪽이의 속마음” 코너입니다. 겉으로 나타나는 아이의 문제 있는 행동 이면에는 아이 나름대로 생각과 아픔이 있다는 것이 이 코너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 코너에서 자녀의 속마음을 들으며, 자녀의 마음을 몰라주었던 것을 자책하며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금쪽이의 속마음” 코너를 보며 마음이 울컥하는 충격과 함께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저를 포함한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내용 일부를 여기에 소개합니다. 이 코너는 아이가 자유롭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아이에게 질문하여 질문에 대한 대답 형식으로 그 속마음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아빠는 어떤 사람이야?”
“날 이해하지 못해.”
“‘하지 마!’. ‘안 돼!’ (이런 말을) 너무 많이 해.”
“밖에서도 혼내고, 집에서도 혼내.”
“아빠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화 안 냈으면 좋겠어.”
“(그리고) 엄마 아빠가 안 싸웠으면 좋겠어.”
“그럼 너의 마음을 누가 제일 잘 알아줘?”
“가족 중에는 없어.”
“그래서 마음이 너무너무 아파.”
아이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엄마 아빠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요.”
“그럼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뭐야)?”
“내 동생, 사랑해 줄께.”
“엄마, 아빠, 내 동생 사랑해.”
이 아이(금쪽이)의 속마음을 들으며 제가 충격 받았던 것은, 이 질문과 대답이었습니다. “그럼 너의 마음을 누가 제일 잘 알아줘?” “가족 중에는 없어.” “그래서 마음이 너무너무 아파.”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고, 잘 양육하고 싶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지만, 정작 아이는 외로웠습니다. 그리고 금쪽이 역시 엄마, 아빠, 동생을 사랑하고 있었지만, 겉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금쪽이의 속마음을 듣고, 전문가(오은영 박사)의 도움을 받아, 부모는 금쪽이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소통하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이어집니다.
오늘 금쪽이의 속마음을 알아보는 질문과 대답을 다시 한 번 읽고, 부모로서 나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네 마음을 누가 제일 잘 알아줘?” 자녀에게 누군가 이렇게 질문했을 때, 자녀에게서 이런 대답이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