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568호> 2020. 11. 8.
구체화하는 교회 언어
(북미 가사원장으로 섬기는 김인기 목사님의 칼럼입니다)
한국 사람이 별로 없는 올랜도에 분쟁과 아픔이 많은 교회로 소문난 교회에 담임목사로 가면서도 다행히 철이 없었던 것인지(지금도 철이 없지만), 아니면 목회가 뭔지 몰랐기 때문이었는지, 살벌한 교회에 부임했다는 두려움이나, 교회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가 한탄하는 마음이 별로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말씀을 듣고도 실제 살아가는 연습이 없는 종교 생활에 익숙해 지면, 결국 남에 대한 허물을 드러내며 그것을 핑계 삼아 자신의 종교생활을 정당화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로 가득한 교회는 늘 남 틀렸다고 아우성인데 정작 자신이 틀린 것을 모르는 영성으로 소란스러워진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하는 교회 생활을 버리고 조금이라도 자신을 들여다 볼 줄 아는, 그래서 예수님을 닮아 간다는 구체적인 의미와 열매가 뭔지 자신도 알고 남도 알게 하는 신앙생활을 만들어 보리라는 확신으로 가정교회 한 것 같습니다.
그 때가 1999년 1월이었으니까 다행히(?) 모든 교인이 가정교회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모두 자기 파벌(?), 내지는 자존심 싸움에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조금씩 조금씩, 형식을 바꾸기 전에 마음의 자세, 교회 안에서 쓰는 용어의 의미를 재 정의(Re-Define) 하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기도 그러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기도에 대해서 설교하기 보다, 실제로 기도하는 자리를 많이, 길게, 자주 만들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회의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이루어 나간다는 체험이 중요함으로, 그 하나님의 뜻을 알려면 기도해야 하니까 교회의 모든 모임은 먼저 기도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회의 때마다 기도회를 길---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회의 때마다 큰소리 내며 폼 잡던 분들이 너무 지겨워하며 회의에 불참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도할 때마다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체적인 기도 제목도 알려드리고, 써 드리고, 각자 기도문도 써 내도록 하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기도하는지 잘 가르쳐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거룩한 척 가짜로 기도하는 종교인들과 진짜 하나님께 전심으로 기도하는 사람이 구별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에 대해서도 사이가 안 좋은 사람들을 짝을 지어 주어서 실제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그렇게 했는지 점검해 주면서 원수, 즉 나하고 안 맞는 사람이 교회에 함께 있는 것은 사랑을 연습하라고 주신 기회인데, 안 맞으면 안 만나고 뒤에서 수근거리고, 도망만 다녔기 때문에 한번도 사랑을 연습해 본 적이 없는 종교인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수없이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불편한 사람 만나면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보내준 천사라 생각하고, 만나서 밥 먹자고 이야기하고, 시간 약속하고, 밥 사주고,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주는 작업을 해 보자고 수없이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으면 그렇게 한 내용을 글로 써 내게 했습니다. 그렇게 시도해 분들의 아름다운 섬김의 이야기를 열심히 알렸습니다.
예수님은 자기가 죄인된 줄도 모르던 우리를 일부러 찾아 오셔서 일부러 우리가 죄인인 줄을 깨닫게 하시고, 그리고는 정작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자신이 죄인인 줄 모르기 때문에 성질내는 사람, 수근거리는 사람, 모든 문제가 남에게 있다고 믿으며 흥분, 핑계대는 사람이 보이면 그 분을 적극적으로 찾아가 진짜 사랑하는 연습하는 섬김의 대상으로 삼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곳이 교회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교회가 따뜻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은 소문인데, 뭔가 부정적인 소문을 들으면 그 소문의 당사자에게 가서 누구에게(반드시 이름을 밝혀야 함) 이런 말을 들었는데(실명제) 그런 부정적이 사건이 사실인지 소문의 당사자에게 물어 보고, 잘못된 소문이라면 그 소문을 퍼뜨린 사람에게 찾아가 사실과 다른 것을 가르쳐 주고, 소문의 당사자에게 가서 사과하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교회 소문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문제라고 생각되는 일은 그 문제가 되는 당사자에게 가서 확인하고 확인된 것만 해결하도록 격려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 핑계의 명수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들이 목장의 나눔과 섬김을 통해 실제로 구체화되는 과정속에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교인 한사람 한사람이 성경 말씀을 체험적으로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일들을 통해 성령님께서 자신들의 인생을 다스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각적으로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갈길은 멀지만 그래도 이제는 목장을 통해서 추상적인, 관념적인, 명분적인 언어가 체험적인, 감각적인, 방법적인 삶의 간증으로 나타나는 기분좋은 일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