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544> 2020. 5. 24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제가 교육전도사 시절에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자주 나누던 예화가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 주면 한 끼의 식사가 즐겁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면 평생의 식사가 즐겁다’라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교회교육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와 기술, 그리고 생명의 길(The Way)을 알게 하자는 취지였는데 ‘예수님 안에서 말씀의 원리와 원칙, 그리고 성경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바로 세워주면 우리의 아이들이 세상의 풍조를 따르지 않고 주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가지 않겠는가’ 하는 바램을 갖고 정기적으로 교사 월례회에서 나누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이런 그림을 그리며 아이들에게 열심히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제 안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는데 왜 평생의 식사가 즐겁지 않을까?” 교회와 사회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교회의 어른들을 보며 가진 의문이었습니다. “모두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는데 왜 누구는 잡고 누구는 못 잡는 걸까?” 주님의 말씀이 최고이고, 그 말씀의 가르침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인데 아직도 답을 찾아 헤매고 있는 선배들 때문에 가진 의문이었습니다.
이런 의문에 대한 대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찾았습니다. 물고기 잡는 법만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잡아봐야 합니다. 연구만 하고, 공부만 하면 안 되고 물가에 나가봐야 합니다. 자주 해봐야 합니다. 상황에 따른 변화가 있음을 경험케 해야 합니다. 날씨와 계절의 변화가 있고, 물때와 시간대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물고기의 종류에 따른 도구사용을 익혀야 합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하며 고기 낚는 법을 체득해야 합니다. 실패도 해보고, 날 밤도 새어보고... 배운 이론을 가지고 실전에 도입을 해서 그 결과를 얻어 봐야합니다. 그래야 자기만의 노하우(know-how)를 터득 할 수 있습니다. 비로써 평생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거죠. 자신 그 유익을 누려야 남에게도 소개하고 가르칠 수 있습니다. 응용하여 다른 일에도 적용하여 성공으로 이끌 수도 있고요.
예수님은 우리를 ‘사람을 구해내는 어부(fishers of men)’로 부르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자입니다. 물고기 잡는 법만 알아서는 안 됩니다. 전수하는 법도 익혀야 합니다. 성경공부만으로는 안 됩니다. 실제로 해봐야 합니다. 성경말씀을 실천해보고 적용하며 열매를 맺어봐야 합니다. “해라. 해라”만 하면 안 됩니다. “내가 해 보니까 이렇다. 이렇게 해보니까 되더라. 너도 할 수 있다. 같이 해보자.”라고 삶으로 증거하고 본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권할 수 있고 인도할 수 있습니다.
제자는 스승의 것만 듣고 배우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전수를 시켜야 합니다. 스승의 사상, 삶의 방식, 스승이 전하려 했던 것을 숙지 한 후에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수해야 합니다. 스승의 사상을 나의 사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스승의 삶의 방식을 쫒아 살아야 합니다. 스승이 전하려 했던 것을 전해야 합니다. 나와 같은 스승님의 제자를 나 또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부모로서 앞선 인생의 선배로서 제자를 만들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내가 먼저 고기 잡는 법을 실천하며 가르치고 권할 때, 우리의 자녀들과 우리의 다음세대는 ‘우리’라는 든든한 터전 위에서 삶과 신앙의 바른 방향(the way)을 찾아갈 것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나는 진정 또하나의 일만 선생인가, 아니면 스승인가?를 되돌아 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