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오후찬양예배 간증
(5 스리랑카목장) 김병기 목자, 2015.5.31
안녕하세요. 5교회 스리랑카 목장에 목자로 섬기는 김병기 목자입니다.
먼저 오늘 이 자리에서 간증 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 올려드립니다.
저는 오늘 최근 있었던 목자 분가를 준비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저의 인간적 욕심과 기대, 그리고 그로 인해 겪게 된 실망과 낙심. 그러나 그것조차도 위로하고 감싸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짧지만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목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믿음 안에서 교제를 통한 치유와 회복을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믿지 않는 비신자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목장 구성원이 거의 부부로 시작했기에 소소한 다툼에서 신경전으로 심지어 남자대 여자의 대결로 많은 일들을 겪으며 그동안 외면했던 아내의 마음, 남편의 마음을 하나씩 알아가며 조금씩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가며 건강하게 체질을 바꿔 왔습니다. 물론 감정표현이 서툴고 배려심 부족한 목자 때문에 마음 고생한 목녀와 목원들의 내공 또한 동반 성장 했습니다.
목장 참여에 소극적이던 남편이 목장을 통해 서가는 모습과 서로의 고민과 걱정을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고 기쁜 일은 함께 기뻐해주며 단순한 모임이 아닌 진짜 가족의 사랑을 함께 나누게 되니 매주 돌아오는 목장은 어느새 기쁜 설레임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목자 분가를 할 때 기쁨은 수확을 맞은 농부의 기쁨과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목장 분가가 아닌 목자 분가였음에도 마치 목장분가를 한 것 이상의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의 역사를 마치 내 노력으로 한 것이라는 착각 속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되었든 이 기쁨은 이후로도 계속 되었고 목장 식구들의 영적 성숙함이 깊어질수록 목장은 감사로 다른 목장이 보기에도 부러워 할 만 한 분위기가 계속 되었고 목자인 저는 그것에 만족하며 이 관계를 유지하기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마치 변화산에서 현실에 만족하며 초막을 짓겠다는 베드로의 어리석은 고백과도 같았고 그것을 아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담임목사님께서 “이제 예비목자 가정을 목자로 세울 때가 되지 않았나요?”
하는 질문에 그동안의 평화는 깨졌습니다.
“글쎄요 아직 준비가 되었는지 자신할 수가 없는데요. 기도해 보겠습니다.” 라고 대답은 했지만 정작 예비목자 두 가정을 목자로 세우게 되면 남아있는 목방가족이 거의 없다는 생각에 위기감을 느껴 대답을 무의식중에 미루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목장의 재편성이 있을 거라는 사실에 그렇다면 괜찮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설마 우리목장에 한 사람도 오지 않는 경우가 생기겠어? 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운명의 날 목장 선택이 되고 그 결과를 전달받았을 때 들었던 첫 생각은 ‘이게 뭐야?’
평소 교제가 있었던 사람도 아니고 더구나 최근에는 출석도 하지 않는 장결자 한 사람이 우리목장에 속해졌을 뿐이었습니다. 그때 난감함이란...
그리고 첫 목장예배가 있던 날
그래도 의리를 지켜준 한창주, 조은정집사 가정이 일이 생겨 그날 목장 참여가 어렵다고 연락을 받고, 힘들게 연락했던 새 가족도 참석이 힘들다는 말에 목장은 한 명의 목원도 없이 목자와 목녀 둘 만 있는 상황이 왔습니다. 목원이 한명도 참석하지 못한 낯선 상황을 맞고보니 저는 당황스럽기만 해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목장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목장의 새식구가 친분이나 관계가 그나마 좋은 다른 목자,목녀도 있는데 전혀 낯선 우리에게 섬김의 기회가 돌아왔는지 목사님을 원망도 해보았지만.
하지만 순간 그동안 나의 모습이 마치 초막을 짓겠다던 베드로의 모습과 같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분위기에 좋은 사람들과의 교제, 그것에 만족하여 정작 주님이 원하시는 비신자 영혼구원을 외면하고 현실에 안주하려고만 하였다는 생각에 주님 앞에 회개하였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저에게 낙심해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해주셨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남아있는 한 가정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 그리고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책임감으로 먼저 목장을 챙기는 배려심 까지, 나눔의 깊이 또한 더욱 깊어지는 모습을 통해 아 하나님이 이 분을 쓰시려고 준비하는구나 알게 하셨으며 현실에 안주해 VIP에 대해 시선을 두지 못한 나에게 이제는 진정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눈을 돌리라고 환경을 만드셨구나 라는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그러자 그때까지 들었던 서운한 마음은 사라지고 오히려 새로운 의욕과 힘이, 감사함이 생겨났고 낯설다는 것은 오히려 흰 종이위에 섬김이라는 글자를 깨끗하게 써나갈 수 있는 계기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섬길 기회를 준 하나님의 뜻을 감사함과 최선의 노력으로 순종하기로 결단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목장이 있어 내가 살았고, 그로인해 가정이 살아났으며 구원의 은혜를 입은 내가 받은 사랑에 안주하며 정작 그 사랑을 전하지 못했기에 이제부터라도 주님께서 나를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시겠다는 주님의 사인에 순종하는 목자가 되길 결단하며 이 자리까지 인도하여준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