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목자가 되겠습니다
(12 캄보디아목장) 신어람 예비목자, 2023년 11월 19일
샬롬~ 저는 교회에서 1반주자로 섬기고 있는 12교회 캄보디아 목장의 예비목자 신어람입니다. 먼저 추수감사주일 예배에 부족한 제가 목자임명 서약식을 하게 되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작년 이맘 때쯤 목사님께서 제게 싱글목자에 대한 비전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누군가를 섬길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생각했고, 사실 목원으로 있으면서 뭔가를 책임져야 하는 목자보다는 목자의 조력자로 있는 것에 만족했기에. 그리고 실제로도 그때는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겨우 알바로 생활을 하고 있었던 때라 저는 목자를 할 수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엄마인 한소현 목자님을 지켜본 바로는 목자는 매주 지출해야 하는 돈도 많이 들고, 연락도 자주 하고, 기도와 섬김도 목원을 위해 희생을 하면서 또한 VIP 영혼구원에 신경 써야하는 등 해야 할 게 너무 많은데, 저는 돈도 없죠, 카톡은 늘 제 쪽에서 일방통행이라 300개 이상 쌓여 있죠, 기도는 중보기도 때 말고는 평상시에는 안 하죠, 새벽기도요? 잠이 더 중요해서 안 나갔죠, 또한 신학대학교를 졸업해서 그런지 주변에 믿는 친구들밖에 없어서 영혼구원할 사람이 없다고, VIP라 해봤자 1년에 한 두 번 만나는 고등학교때 친구 올려놨었죠.
그리고 가만히 보니깐 목원들은 목자가 아무리 섬겨봤자 고마워하지도 않는데 굳이 힘들게 목자 하면서 내가 내 돈과 시간과 정성을 들여가면서 상처받아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어 목원으로서 있을 때 얼마나 편한데 이 편한 생활을 그만두고 목자를 하라니, 그래서 저는 목사님께 단호하게 못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상당히 꼴통 목원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러나 제 변화는 제가 직장을 갖고 저희 목장에 VIP가 오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평소처럼 목장을 하고 있던 날 송준호 형제가 친구를 데리고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목장에 갈래?” 라고 해서 선뜻 따라왔던 친구가 올해 우리 교회에 등록한 홍지환 형제입니다. 물론 지금은 교회에는 등록할 때 몇번 나오고 목장에만 꾸준히 나오고 있는 친군데, 그럼에도 저희 목장의 좋은 출발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환 형제가 저희 목장에 한 번, 두 번, 세 번 그렇게 참여하다 매주 금요일마다 목장에 참여하니까 <어떻게 하면 저 친구가 목장에 계속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저 친구한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고, 그러자 제겐 스킬이나 노하우가 간절히 필요해 졌습니다.
그래서 목사님께 조언을 구하자 목사님이 <그럼 평신도세미나를 한번 다녀오라고>하셔서 울산 다운공동체교회를 어렵게 어진이와 등록하게 되었고, 연달아 목자연합수련회를 통해 목장의 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교회에서 모인 총목자모임에 총무 자격으로 참여하면서 다시한번 가정교회의 세축과 네기둥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어떤 걸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름 많은 팁과 아울러 피드백 할 수 있었습니다.
평세를 시작으로 저한테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좋은 경험이자 도전이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평세를 다녀오고 나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VIP 정하기>였습니다. 하나님이 필요한 사람, 목장이 필요한 사람.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VIP를 놓고 보니, 제가 앞서 말했듯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친구는 하나님이 필요한 사람이었고, 믿는 친구들 밖에 없어서 주변에 전도할 친구가 없던 제게 목장의 장결자들이 목장이 필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캄보디아 목장의 목자님께 연락처를 받아서 장결자 친구들과 연락하게 되었는데, 중학생 때까지 우리 교회에 다녔다가 우리 교회를 떠난 친구 한 사람이 생각이 나서 10년 만에 용기를 내서 카톡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다짜고짜 <우리 목장 오지 않을래?> 라고 말하는 건 사회에서도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먼저 묻고 답장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세상에, 금방 답장이 오더라구요.
계속 빙빙 돌려 말하다가 끝내 <우리 목장에 오지 않을래?> 라고 물었더니, 선뜻 오겠다고 했습니다. 이 친구가 부흥회 때 한일전 축구를 미루게 한 장본인이자 얼마 전 목장 탐방에도 참여한 이찬형 형제인데요, 나중에 알고보니 제 카톡을 처음 받았을 때 다단계인 줄 알고 식은 땀을 좀 흘렸다고 합니다. VIP에게 너무 친절하게 카톡 보내지 마세요. VIP들은 돈 빌리는 줄 아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목장 준비를 하는 거였습니다. 저희는 홍지환 형제가 야당역 근처에 살아서 그 형제를 중심으로 야당역 근처 맛집에 모여 밥을 먹고 근처 커피숍으로 가서 나눔을 하며 목장모임을 가지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 목자일기 피드백에 필요에 의해 가끔의 외식은 좋지만 계속 밖에서 목장모임을 갖는 건 가정에서 모여야 하는 가정교회의 정신과 취지에 맞지 않기에 올바른 목장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말씀하셨고, 거진 6개월 집 잃은 방랑자처럼 야당역 맛집을 다 털었을 때서야 이 말씀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모이니 진중한 얘길 하고 싶어도 듣는 귀가 너무 많았고, VIP 중심으로 가다보니 속얘길 하기보다 가볍게 감사와 기도제목을 신변잡기로 나눔을 하여서, 기존에 잘 나오던 준호형제와 어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겠구나 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얼른 집으로 모임을 가져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평세에서 보고 배운 그대로 가지고 있던 은행잔고를 다 털어서 목장탐방 중인 엄마에게 상의도 안하고 <입식 식탁과 의자와 테이블보, 테이블 매트>를 구매해서 부리나케 목장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10월초 금요일 저녁마다, 저희 집에서 목장모임을 다시 갖게 되었고, 저는 언제든지 VIP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지금 목원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먼지 쌓인 카톡을 열어 연락을 하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새벽기도에 나가 목원들을 위해 기도도 빠짐없이 하고 있습니다. 목원일 땐 전혀 보이지 않던 것들이, 아니 보였지만 목자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생각했던 제가 비로소 목장에서 대행목자가 되어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어떤 VIP가 와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즐겁고 자연스러운, 또한 목원들이 기도응답과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행복한 목장예배가 되도록 먼저 본을 보이고 주님께 집중하는 목자가 되겠습니다. 그 누구보다 영혼구원에 앞장서며 노력하는 목자가 되겠습니다.
우리 목장의 준호, 어진, 현상, 지환 형제가 부족한 예비목자를 따라줘서 너무 고맙고, 캄보디아 목장의 주춧돌이신 존경하는 엄마 한소현 목자님, 목사님과 함께 목장탐방 하시는 빈자리가 저에게는 대행목자가 되는 통로가 되었음에 감사드리며, 늘 목자의 목자로서 채찍과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는 존경하는 목사님께 사랑을 전하며, 목자일기 피드백에 언제나 사랑과 격려가 흘러넘치는 초원지기 김동숙 목자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행복가족들에게 부탁드리기는 많이 부족하고 연약한 저를 위해 앞으로도 기도와 사랑으로 격려해 주시길 바라며, 저같이 부족하고 연약한 자를 통해서도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드리는 자로 불러주신 새 일을 행하실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하늘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