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439호 > 2018. 5. 20
예배가운데 헌신 시간을 중요성
<가사원 북미대표 이수관 목사님의 칼럼을 옮겨봅니다>
가정교회의 세축 가운데 하나는 예배입니다. 목장에서 정(情)이 터치가 되어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마음이 열리고, 삶공부에서 지(知)가 터치가 되면서 목장 식구들의 그런 삶의 모습이 이해가 되면, 그 다음 예배를 통해서 의(意)가 터치가 되면서 사람은 헌신으로 연결이 됩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에 연수오시는 목사님들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은 그 세축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잘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정교회에서는 특별히 예배가 은혜로워야 할 뿐 아니라 누구나 자연스럽게 헌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가정교회의 여러가지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배가 은혜로워야 한다는 얘기는 그동안 원장코너에서 자주 다루어졌지만, 오늘은 헌신을 유도하는 부분에 대한 얘기, 특별히 헌신대에 관한 얘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헌신이 있는 예배를 위해서 헌신대가 가지는 의미가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휴스턴 서울교회는 설교가 끝나면 헌신을 위해서 앞으로 걸어 나오도록 초청합니다. 헌신의 내용은 여섯 가지 입니다. 등록, 영접, 침례(세례), 또는 회원교인이 되기 원하는 분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런 헌신은 각자 한번만으로 끝나는 것이고 대부분 반복해서 나오는 것은 기도를 받기 위해서, 아니면 설교를 통해서 얻은 깨달음을 새로운 결단으로 옮기기 위한 재헌신으로 나오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도님들이 예수님을 영접한 후 신앙적으로 변화되는 속도는 앞으로 걸어 나오는 이 헌신의 빈도수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종종 발견합니다. 즉 자주 앞으로 나와서 기도를 받거나 재헌신하는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확실히 변화와 성장의 속도가 빠릅니다. 거기에 비해 일년이 가도 헌신 한번 안 하는 분들은 분명히 신앙의 발전이 자주 헌신 하는 사람에 비해 더딥니다.
때로는 매 예배 때마다 나온다 싶을 만큼 자주 자기 문제를 들고 나와서 ‘제가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는 ‘이렇게 해 보겠습니다.’하고 헌신 하시는 분들은 영접한지 2-3년 지나면 눈에 띄게 안정되고 성숙해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또한 70이 넘은 은퇴한 안수집사님들 가운데서도 깨달음이 있을 때는 꼭 나와서 헌신하는 분들이 있는데, 신앙생활이 30년이 넘었는데도 멈추지 않고 변화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헌신이 주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 보통 설교를 듣고 ‘좋다. 은혜 받았다.’ 하고 나가면 그냥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에 설교를 듣고 자기의 문제를 가지고 나와서 구체적으로 고백할 때 그것을 이길 힘이 생깁니다. 또 ‘내가 이렇게 해 보겠다.’ 라고 구체적으로 결단할 때 설교가 에매한 은혜로 끝나지 않고 나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담임목사가 되기 전에는 수 없이 헌신을 했습니다. 그런데 늘 느끼는 것은 헌신대에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성령님의 은혜의 역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설교 가운데서 깨달음이 느껴졌을 때, 그것을 가지고 걸어나가서 헌신대에 무릎을 꿇고 앉으면 일단 마음 자세가 달라집니다. 하나님앞에 나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깨달음과 헌신에 내용을 구체적으로 헌신카드에 기록할 때, 헌신의 마음이 정리가 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담임목사님이 기도해 주시는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기도하는 시간은 순전한 하나님과의 시간입니다. 그런 시간 후에 받는 담임목사님의 기도는 설명할 수 없는 은혜가 있습니다.
어느날 우리교회의 헌신대를 옆에서 비스듬하게 바라보다가 뭔가를 발견하고는 ‘아!’ 하고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헌신대 위에는 수 많은 얼룩들이 있었는데, 그건 오랜 세월동안 반복적으로 성도들이 나와서 헌신을 하는 가운데 하나님과 만나며 흘린 눈물 자국들이었습니다. 예배에서 은혜를 체험하고 나와서 하나님과 만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뭔가를 결단했으니 안 변할 수가 없었던 것이고, 그 눈물 자국은 우리교회 성도님들의 변화의 동력이었던 것입니다.
헌신대에서 가지는 헌신의 순간이 이토록 중요하므로 휴스턴 서울교회의 예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헌신대의 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이 헌신의 시간을 위해서 모든 광고 및 기타 순서들을 앞으로 옮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도 그저 듣기에 은혜로운, 수사학적인 설교가 아니라 성도들의 헌신을 구체적으로 이끌어 내는 설교를 준비합니다. 또 설교를 끝낸 후에는 성도들로 하여금 침묵의 기도시간을 주어서 마음을 정리하도록 도와줍니다.
회중 찬양도 오늘 설교를 듣고 마음을 결단하기에 가장 좋겠다는 곡을 골라서 설교 전에 부르고 다시 설교 후에 부름으로서 자연스러운 결단의 분위기를 돕습니다. 저는 성도들의 삶의 실천을 돕기 위해서 헌신카드를 보관하고 있다가 2주가 지나면 재헌신의 카드는 본인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2주전에 내가 무엇을 헌신했는지, 그리고 그 헌신대로 살았는지를 재확인 하라는 의미에서 입니다.
예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하는 기도의 중요한 부분은 이 결단의 시간을 포함합니다. 성도님들의 머리에 손을 얹을 때 그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도록, 병이 낫고, 마음이 치유되는 은혜를 입도록, 그리고 그런 중보자가 되기에 제 자신이 부족함이 없도록 기도합니다. 그만큼 헌신대가 중요하므로 저는 헌신대가 없는 교회는 비록 가정교회를 하고 있더라도 아직 세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헌신대를 잘 세우는데 온 힘을 기우려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