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동산 칼럼 399호) 2017. 8. 13
나쁜 사람과 부족한 사람
목장 생활을 할 때도 그렇고, 사회 생활을 할 때도 그렇고, 우리가 어떤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 때를 보면 상대방의 인간됨에 실망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사람의 행동과 말에 거짓이 있는 것 같아 보이고, 속과 겉이 다른 것처럼 보이고,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지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향해서 ‘나쁜 사람’ 이라고 결론짓습니다. 그러곤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참 나쁜 사람이다.’ 하면서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접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관계가 틀어지는 데는 우리가 느끼는 인간적인 배신감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좋은 사람인줄 알고 교제를 시작하고 마음을 주었는데, 나쁜 사람으로 밝혀진 것에 대한 일종의 분노가 더 더욱 우리의 마음 문을 닫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정말 악한 사람이냐 아니면 부족한 사람이냐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겉과 속이 달라 보이고,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일관성이 없는 사람도 악하다기보다는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비즈니스를 하는데 거래처와의 약속을 반복적으로 어기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있다고 할 때, 이 사람이 상대방을 속여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고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에 비해서 의도는 그렇지 않은데 비즈니스의 경험이 부족하고 개인적인 능력이 부족해서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후자라고 해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이 없지는 않겠지만 나쁜 사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로 그 사람이 악의가 없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재기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하고 빚을 탕감시켜 주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그가 악한 사람이 아니라면, 반대로 그가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교회 안에서도 가만히 보면, 물론 악한 사람이 간혹 없을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 부족한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그 중에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 줄도 모르고,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하는 줄도 모르고, 관계가 어려워졌을 때 어떻게 사과를 하고, 꼬인 관계를 풀기위해서 어떤 시도를 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정말 보통 사람과는 생각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학창시절에 우리가 흔히 “저 애는 다른 별에서 왔나봐~” 하던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 아니고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즉, 우리가 보호해 주어야 하고, 교회 안에서 훈련을 받고 세상에 나가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주어야 할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사람을 향해서 속된 말로 싸가지가 없다고 삿대질을 하고, 쉽게 인간 말종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 짓고 우리의 마음 문을 닫아버리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미울 때, 다시 한번 그가 나쁜 사람인가 아니면 부족한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아서 누군가를 쉽게 정죄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