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동산 칼럼 342호) 2016. 7. 10
비난을 받을 때에는
(국제가사원장 최영기 목사님의 글입니다. 특히 목자목녀들을 비롯해 교회사역을 감당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복이 있다.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기 때문이다(마 5:11-12).”
이 말씀에 비추어보면 저는 천국에 가서 많은 상급을 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주님 때문에 모욕을 당하거나, 박해를 받거나, 터무니없는 말로 비난을 받아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를 시작할 때 ‘가정교회’라는 용어 때문에 비난을 받은 적은 있습니다. 이 용어를 통일교에서 사용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가정교회가 이단이 아니냐는 말도 듣고, 지역 목사님들이 청문회를 열고 불러서 심문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잠시였고,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억울한 비난으로 인해 고생을 겪지 않았던 것은, 아버지 되신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사랑의 언어가 말이기 때문에 비난을 받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더 힘듭니다. 견디지 못할 시험을 허락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가혹한 비난에 시달리지 않도록 보호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담임 목회를 20년이나 해오면서 비난에서 전연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성경에 기초해서 소신껏 목회를 해보려니까, 이런 저런 모양의 비판과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비난으로 인해 제일 힘들었을 때가, 창립된 지 14년 된 휴스턴 서울 교회에 제 3대 목사로 부임한 직후였습니다. 제 목회 스타일이 전통적인 방법과 많이 틀려서 그런지, ‘믿음이 좋다’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분들은 가정교회로 전환한지 약 2년 되었을 때에 무리를 지어 교회를 떠났는데, 그 후부터 교회가 편안해졌습니다.)
비난 받는다는 것은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비판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부임 직후 저를 비판하던 사람들이 좋은 예입니다. 이 사람들이 없었으면, 교인들의 절대 다수가 저를 너무나도 좋아했기 때문에 제가 오만방자해졌을 것입니다.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트집거리를 제공하지 않기 위하여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했고(특별히 돈 문제와 시간 문제에 관해),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의 제가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비난을 받을 때 기분은 언짢지만, 크게 흥분하거나 분개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는 한두 개의 문제를 갖고 저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실체를 몰라서 그렇지 제 삶을 속속들이 알았다면 무궁무진한 비난거리를 발견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에 어떤 목사님이 설교 중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자신의 목회에 관해 교인들이 비난하면 "개야 짖어라, 기차는 달린다," 비난을 무시하고 사역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답답하니까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고 생각되지만, 썩 좋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 특히 지도자들은, 어떤 비난도 무시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자신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시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일단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저는 비난을 받으면 일단 비난이 사실인가 아닌가를 점검합니다. 근거가 있는 비난이라고 판단되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할 것은 시정합니다. (물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잘못은 했지만 비난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내면의 아우성과,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노라고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내면의 목소리와 싸워야 합니다.)
그러나 비난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오해 때문에 생겼다고 판단되면, 사실을 설명합니다. 비난하는 사람들이나, 비난을 듣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설명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계속하면 더 이상 설명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미 마음을 정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소용이 없고, 설명하면 할수록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이들이 지나친 언행으로 인하여 하나님 앞에서 범죄하지 않고, 이들의 선동에 교인들이 동요되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적당히 무시하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비난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통의 경로나 방법을 점검하여 오해가 생긴 이유를 발견하고, 비슷한 오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강구합니다.
많은 오해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생기는데, 담임 목사(목자 목녀)의 사역 중의 하나가 교회 안의 소통이 원활케 하는 것입니다. 목사님(목자 목녀)들 중에 교인들이 자신의 진심을 몰라준다고 답답해 하는 분들이 있는데, 교인들에게는 담임 목사의(목자 목녀) 진심을 이해할 의무가 없습니다. 담임 목사가(목자 목녀) 교인들로 하여금 목사의(목자 목녀) 진심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