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를 마치고(전역 감사)
(11 캄보디아목장) 조범진, 2019년 9월 8일
안녕하세요. 저는 11교회 캄보디아 싱글목장의 조범진입니다. 먼저 이 자리에서 간증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신 하나님아버지께 감사 드립니다.
저는 2018년 01월 02일부터 2019년 09월 04일 까지 610일간 국방의 의무를 다하게 되었습니다. 군 생활은 처음부터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훈련소에 들어가자마자 극한의 추위와 마주치게 되었는데 추위를 별로 타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저도 살기위해 껴입는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고 매일 입던 오리털 점퍼와는 다르게 군복은 매우 얇고 보온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루에 핫팩은 하나씩 주며 보급이 모자라서 줄 수 없다는 말을 하며 자기들은 8개씩 옷에 넣어놓고 있는 조교들을 보니 여기가 군대구나 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추운 날들에 훈련하면서도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그것은 바로 행복가족들과 친구들의 인터넷 편지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글이 길던 짧던 그 순간 저에게는 최고의 행복이었고 정말 주 안에서 가족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훈련소가 끝나고 자대배치를 받았습니다.
자대에 처음가자마자 저에겐 시련이 왔습니다. 마주친 선임들은 중대원 100명중 동기 5명을 제외한 95명이였습니다. 그 중 위로 6개월 안에 있던 선임들이 70명 이였습니다. 그래도 선임들에게 잘 보고싶어서 눈 쓸러 가야 된다며 한명만 뽑자고 해서 바로 손들고 제가 쓸겠습니다. 하고 열심히 쓸어보기도 하고 선임이 청소하고 있으면 빗자루 저 주십쇼 하고 청소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돌아온 말들은 쇼 쓰지말고 다나까를 꼭 써라라는 핀잔주는 말들만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저는 내가 왜 죄송하지? 청소는 내가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답이 나오지 않은 채 2주 쯤 지나갔습니다. 쇼를 쓰지 말고 말하는게 잘 되지 않아서 계속 말실수를 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선임이 너는 쇼 쓰지 말라고 또 핀잔을 주었습니다. 저는 아 죄송합니다. 일주일만 시간을 주십쇼 하면서 대답했고 그 순간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생활관으로 돌아와서 모든 선임들이 한마디씩 하고 가는 순간마다 죄송하다고 얘기해야만했고 또 선임들이 알려주지도 않고 혼내고 왜 그것도 못하냐 나잇값 좀 해라 사회에서 도대체 무엇을 했냐 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있다보니 자존감도 떨어지고 칭찬을 먹고살던 저에겐 의지할 것이 없다고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병 4호봉쯤 후임이 오기로 했었는데 갑작스런 인원감축으로 상병 2호봉까지 무려 군 생활 20개월 중 13개월동안 막내인 상태로 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힘들게 군 생활을 하면서도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감사한일들을 찾게 하셨습니다. 매일매일 많은 친구들에게 전화 했을 때 모두 귀찮아하지 않고 좋은 목소리로 전화도 받아주어서 감사했고 근무시간 때문에 못가는 날도 있었지만 갈 때마다 맘을 붙잡을 수 있는 예배를 드리게 하시고 기타로 섬길 수 있는 기회도 주셔서 감사했고 예배당이 있는 교회는 아니였지만 컨테이너 안에서라도 예배드리게 하심에 정말 감사했고 또 구국성회라는 군인 교회 캠프도 참석해보게 해주셔 감사했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를 괴롭게하던 선임들도 내가 좀 더 유연한 사람이 되게 해주어서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주님은 말씀의 기적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그들이 너를 치나 너를 이기지 못하리니 이는 내가 너와 함께 하여 너를 구원할 것임이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예레미야 1장 19절> 이 말씀을 읽고 힘이 났고 내게 견딜 수 있는 시험만 주실 주님을 알기에 점점 표정도 밝아지고 군 생활도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또 원래 계급 순으로 차례로 주던 표창을 선임들 다 건너뛰고 제가 받게 되었고 총 휴가가 86일 정도로 적지 않은 휴가로 채워 주셨습니다. 군 생활에 대해 하고싶은 말은 엄청 많지만 다 할 수 없는 이 순간이 아쉽기만 합니다.
제게 군 생활은 좋은 기억 보단 안 좋은 기억이 더 많을지 모르지만 주님께서 부족한 저를 성장케하는 발판이 되게 하셨고 보이지 않던 사소한 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셨고 나의 약함을 다시 확인하게 하시고 직면하게 하셨고 그 약함으로 강한 주님을 보여지게 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아직 군 생활을 하고 있고 해야 할 형제들에게 아무리 군대가 더 편해지고 좋아져도 힘든 마음을 이제는 알기에 정말 한명한명 응원하고 기도할 것이고 도와줄 것이 있으면 발 벗고 도와주고 싶습니다.
제가 군생활을 하는 동안 기도와 사랑으로 저와 함께 군생활을 해준 부모님께 감사하고 휴가 나올때마다 목장에서 기쁨으로 맞아주신 목자이신 한소현사모님과 목사님, 그리고 목장식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울고 함께 웃는 행복가족들이 있어 든든하고 군생활내내 주님의 은혜로 잘 견딜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어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군복무 시간동안 약속하신 말씀대로 동행하시고 함께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