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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생각의자 494> 2019. 6. 9

 

 

익숙함의 두 얼굴

 

익숙함이라는 단어는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가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의 숙련 정도가 발전하여 더 이상 서툴지 않게 되는 익숙함은 좋은 의미의 익숙함이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같은 루틴을 반복하는 식상함의 익숙함은 부정적 의미의 익숙함입니다.

 

VIP가 목장에 첫 발을 들여놓을 때의 낯선 발걸음이 익숙해진 발걸음이 되면 목장식구가 됩니다. 교회에 첫 방문할 때의 어색한 발걸음이 익숙해 질 때쯤이면 교회식구가 됩니다. 예배드릴 때 입 벌려 찬양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합심기도 때 소리 내는 것이 익숙해지고, 목장 나눔 때 자신을 오픈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점점 예수님제자로 자라나게 됩니다. 좋은 익숙함입니다.

 

좋은 익숙함은 틀의 익숙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틀은 내용을 담는 그릇입니다. 금요일은 목장, 주일은 교회 오는 것이 익숙해지는 틀은 좋은 익숙함입니다. 신앙생활을 해 나갈수록 갖추어지는 틀이 늘어갑니다. 헌금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찬양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섬기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신앙전반에 좋은 틀들이 생겨납니다.

 

좋은 틀이 갖추어지면 이제 틀 안에 담기는 내용을 세심하게 살펴야합니다. 틀은 갖추어졌는데 그 안에 담기는 내용에 습관적으로 익숙해져 버리면 정체되고 실증이 납니다.

목장에 오는 것은 자연스러워졌는데 매주 익숙한 나눔만 반복할 수 있습니다. 교회 오는 것은 익숙해졌는데 예배순서는 감동 없이 반복할 수 있습니다. 헌금은 습관이 되었는데 감사의 마음 없이 루틴대로 그냥 바치게 됩니다. 나아가서, 섬김이 익숙해져서 희생 없는 섬김조차 가능해 질 수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훌륭한 틀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분들을 향하여 집중하여 섬길 수 있는 목장의 틀이 있고, 통전적 신앙을 돕는 삶공부가 있고, 헌신을 결단하게 하는 주일예배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금요일엔 당연히 목장을 가고 주일에는 교회를 오고 삶공부가 오픈되면 주저 없이 등록을 합니다. 좋은 익숙함을 모두 지녔습니다.

그런데 그 틀의 내용에 익숙해져 버리면 안 됩니다. 목장모임은 익숙해졌는데 영혼을 향한 애정이 식고 있지는 않은지, 주일예배는 익숙해졌는데 반복적인 순서를 따라 감격 없는 예배를 드리고 있지는 않은지, 여전히 섬기고는 있는데 마음은 얼마나 실리고 있는지 끊임없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신기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내용물에 익숙해져서 싫증이 나면 이미 갖추어 진 좋은 틀까지 식상해한다는 것입니다. 목장모임에 싫증이 나면 목장이 식상해지고, 주일예배의 은혜가 식어 가면 교회가 싫증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일수록 좋은 틀을 더욱 견고히 하고, 오히려 익숙해져 버린 내 마음을 다시 새롭게 하도록 애써야 합니다. 새 살이 돋듯 새로운 감격을 달라고 기도해야 하고, 예배 때마다 마음을 쏟아야 하고, 하나님의 임재와 사랑을 경험하는 목장이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좋은 틀 안에 더 좋은 내용들이 날마다 담기도록 힘써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익숙함에 맡겨서는 안 됩니다.

사람 관계에 있어서도 익숙함이 좋은 익숙함에는 경건의 깊이와 그분의 성품을 따라 감동감화 배우고픈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면, 부정적인 익숙함은 무례하고 질서가 없으며 심지어는 교만하여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하찮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가까울수록 예의를 갖추고 신실함을 통하여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 교회생활에 필요한 긍정적인 익숙함일 것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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