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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생각의자 458> 2018. 9. 30


 

우파도 좌파도 아닙니다


 

(가사원장 최영기 목사님의 칼럼을 옮겨봅니다)



요즈음 미국 뉴스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열 받아서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옳고 그른 것을 분별 못합니다. 진실과 거짓을 가릴 줄 모릅니다. 갖고 있는 지식은, 책이나 경험을 통해서가 아니라 TV 뉴스를 통해서 얻어진 것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돈이 유일한 가치 기준입니다. 외교나 국방에서도 금전적으로 유익이냐 손해냐에 따라서 시책을 결정합니다.

더 열 받는 것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보수 기독교인들이 지지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정권들이 기독교 가치관에 어긋나는 동성애, 낙태 등 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대법원이 이런 입장을 옹호하는 판결을 계속 내리니까, 트럼프가 기독교인들의 권리를 옹호해 주고,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대법관을 임명해 주지 않을까는 기대때문에 그런다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1930년대 독일에 히틀러가 등장했을 때 1차 대전의 패배로 인한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소망을 심어주고 안정과 풍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히틀러를 지지했던 크리스천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요즈음 한국 뉴스도 잘 안 봅니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인데, 정치인들이 국민의 유익에는 관심이 없고 권력을 잡고, 유지하는 것 자체에만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파를 사로잡고 있는 것은 탐욕의 영입니다.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좌파를 사로잡고 있는 것은 미움의 영입니다. 자기보다 더 가졌거나 더 강하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고, 빼앗겠다고, 무너뜨리겠다고 달려듭니다. 어느 쪽도 편들기가 어렵습니다.

 

기독교인의 정치관을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나는, 세상은 사단의 것이니까 크리스천들은 이 세상에 대한 관심을 접고, 하나님의 나라에만 관심을 쏟자는 생각입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사회 보장 혜택도 거부하고 병역 의무조차도 거부하면서, 자급자족하는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미국의 아미쉬(Amishi)가 한 예가 되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세상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사회 구조적인 악과 투쟁해야 하고, 필요하면 무력에 의존해서라도 이 세상에 하나님의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때 유행하던 해방신학자들이 한 예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천과 세상의 관계는 이 두 극단의 중간쯤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을 집이라고 한다면 집주인은 사단이고, 성도는 이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개조해서 지상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려는 것은, 세든 사람이 남의 집을 때려 부수고 개축하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폭우가 내려서 지붕이 새거나, 불이 나서 집이 타는데, 무관심하게 앉아 있어서도 안 됩니다. 비를 막고, 불을 끄는 데 협조하는 것이 세 든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크리스천은 이 세상에 신정 국가를 세우거나, 기독교 가치관에 의해 다스려지는 국가를 만들려 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은 사단의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포기해서도 안 됩니다. 파괴된 이 세상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크리스천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 중의 하나가 선거와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투표권을 행사하여, 교회에 다니든 안 다니든 상관없이, 주님이 꿈꾸시는 세상에 근접하게 만들 사람을 선출해야 합니다.

없는 자와 약한 자는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는 사람에게 투표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복지 혜택을 늘이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조건 베풀어 주는 것이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원도 없으면서 국민들의 인기에 편승하여 사회 복지에 예산을 퍼부었다가 나라를 파산 지경에 이르게 하는 예를 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국가 경제력을 키우기 위하여 생산성 증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빈부격차가 있기는 하지만, 수출 지원 정책 때문에 국민 전체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가난한 사람들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천은 우파든 좌파든, 한 쪽에만 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때에는 국가 경제력을 키워 국부(國富)를 축적하려는 정당을 지지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축적된 부를 공평하게 배부하려는 정당을 지지하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가난에서 탈피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없는 자와 약한 자를 진정으로 도우려면 예수님을 삶의 주인으로 영접하여 그분의 도움과 보호와 축복 밑에 살도록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재림하실 주님에게 있습니다. 사단이 지배하는 세상을 공의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꾸겠다는 허망한 생각에 사로잡혀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사단의 노예가 되어 신음하는 사람들을 해방시켜 제자로 만드는 일에 열중하는 것이 천국 시민권을 갖고 사는 성도들의 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Maranatha!(주여 어서 오시옵소서!)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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