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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생각의자 457> 2018. 9. 23


 

가정교회는 기다림입니다

 

 

(한국가사원장 조근호 목사님의 칼럼을 옮겨봅니다.)

목회는 기다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중한 것일수록 기다림이 필요한 것을 봅니다. 자녀교육이 그 중 하나입니다. 가정교회도 기다림입니다. 목자(목녀) 한 사람을 세우고, 한 교회(목장)을 건강하게 세우는 데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에 성공한 사람만이 거둠(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목회는 꼭 농사일과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해봅니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군대 전역 직전, 부친께서 소천하시는 일로 갑자기 삼년 정도 꽤 큰 농사일에 참여해서 농부로 살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배운 것이 땀 흘리는 수고와 섬세한 보살핌 그리고 기다림입니다.

농부가 한 알의 곡식을 거두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곡식을 파종하고, 돌보고, 거둠까지에는 매일같이 농부의 세심한 관찰과 섬세한 보살핌을 필요로 합니다. 병충해가 곡식의 건강을 위협할 때는 적기에 약을 살포하여야 하고, 긴 가뭄과 드세게 몰아치는 태풍 등으로부터 곡물을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물과 영양분이 필요할 때를 알아서 물과 비료 등을 적기에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는 아닙니다. 곡물이 탐스런 낱알로 익어가기까지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긴 시간동안 묵묵히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돌아보면 우선 목사인 나 자신 역시 주님께서 다양한 만남을 통해 섬세하게 보살펴 양육해 주셨고, 인내로 기다려 주셨기에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종종 나의 부족함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 그리고 성급함 등을 바라보시며 얼마동안이나 인내하며 기다리셨을까?를 생각해봅니다.

또한 한 목회자가 목사답도록 성장할 때까지 성도들이 오래도록 기다려 주었기에 다듬어지고 처음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완숙한 모습으로 여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목사라는 직분을 가졌지만 여러 가지로 다듬어지지 않고, 인격적으로나 영적으로 설익은 과일처럼 미숙한 모습으로 성도들 앞에 설 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서른 한 살의 나이에 교회 개척한다고 몇 명의 성도들 앞에 섰을 때, 그들의 눈에는 얼마나 철없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불안 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두 번이나 목사들에게 실망한 터여서 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사람을 용납해주고 묵묵히 기도해 주고 응원해 주어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가정교회 역시 기다림입니다. 그래서 이미 오랜 경험을 통해 가정교회를 건강하게 세워 오신 분들은 한결같이 가정교회라는 패러다임으로 교회의 체질을 변화시키고 정착시키려면 10년을 각오해야 한다.’고 권면합니다.

이 말은 한 교회가 그동안 수십 년 동안 익숙해 있던 기존의 패러다임을 내려놓고, 가정교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젖어들고,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최소한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또한 한 명의 VIP가 성장해서 목자가 되어 또 다른 사람을 제자로 만들어 내기까지에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목사님들이나 각 교회의 중직자와 목자목녀들이 이 기다림에 실패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움으로 바라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처음 가정교회에 입문하고 맛을 느끼고는 뛸 듯이 기뻐하며 가정교회 예찬론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가정교회 전도사 역할까지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가정교회 현장에서 더 이상 그 분들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한 가지는 아마도 기다림에 실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를 잘 정착시키고 건강한 교회로 만들어낸 목사님들의 일관된 공통점은 기다림을 잘 견뎌냈다는 사실입니다. 소금에 절이지 않은 김치는 처음 먹기에는 양념 맛으로 먹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풋 냄새가 나서 젓가락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금에 잘 절여지고 버무려진 김치는 시간이 갈수록 잘 숙성되어서 깊은 맛을 내는 것을 봅니다.

그렇습니다. 한 교회에서 가정교회라는 패러다임이 성도들에게까지 스며들고, 뿌리를 내리기까지에는 한두 해나 몇 년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스며들고, 뿌리를 내려 체질이 바뀌기까지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정교회에서 성급함은 금물입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기다린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다리는 동안 담임목사는 가정교회에 대한 매력을 넘어서, 충분히 숙지하는 배움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반복해서 읽고, 각종 가정교회 세미나와 목회자 컨퍼런스의 참석은 필수이고, 나아가서 지역모임 등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참석해서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그것이 가정교회 정신으로 스며들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간혹 지역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후순위로 밀쳐두고, 가뭄에 콩 나듯이 참석하는 것을 보는데, 그런 자세는 어쩌면 가정교회에 큰 흥미가 없다!’는 것이고,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왔다.’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이기도 합니다. 가정교회가 되려면, ‘미쳐야 미치게 된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교우들 역시 같습니다. 담임목사는 성도들에게 가정교회 패러다임을 충분히 반복해서 숙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나 중직자들이 가정교회 정신으로 무장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성도들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의 평신도 세미나나 목자연합수련회 등에 가는 것에 무척이나 불편해 하지만 그래도 반복해서 보내야 합니다. 이번에 목자 컨퍼런스나 연합수련회에 처음 참석한 목자목녀들의 참석율이 70%대라는 통계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담임목사 뿐 아니라, 성도들도 가정교회에 푹 젖어들지 않으면 가정교회는 어렵습니다.

 

가을입니다. 파종부터 추수까지 온갖 힘든 과정을 묵묵히 기다리며, 견뎌낸 농부만이 가을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이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기다림!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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