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생각의자 434호> 2018. 4. 15
힘들지만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들
가끔 저의 바쁜 삶을 아는 분들이 저에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목사님. 힘들지 않으세요?” 그러면 저는 언제나 이렇게 말합니다.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시 이렇게 물어 봅니다. “정말 힘들지 않으세요” 그러면 저는 같은 대답을 하게 됩니다. “정말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저에게 질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누가 보아도 힘들 것 같은데 힘들지 않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목사의 삶이라고 하는게 다른 분들이 생각할 때는 뭐가 그리 바쁜가 하겠지만, 제 자신이 생각할 때는 매일 반복되는 큐티와 기도 외에 심방과 면담, 공예배인도와 삶공부, 설교준비, 교회 방문자들과 지역목회자들과의 모임 그리고 NPWM 선교회와 예닮동산, 노회관련 모임 등등 입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많이 힘이 듭니다. 그래서 과연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힘든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담임목사로서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어떡하면 우리 행복가족들에게 예수믿는 최고의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주느냐에 있기에 정작 제 자신에게는 삶의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든지, 여유를 가져야만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을 거의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의 바쁜 삶을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삶의 여유를 가지는 것보다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을 하는 이상 덜 중요한 것을 못한다고 힘들다고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교회의 성도들이 주일 오후에 족구나 축구 등의 공을 찬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하루 종일 교회 섬기고 피곤할 텐데 내일 출근을 위해서 일찍 집에 들어가 쉬지 왜 저럴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집에서 쉬는 것보다 공을 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등산을 합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올라갔다 내려올 것을 왜 저렇게 힘을 쓰면서 올라갈까?’ 합니다. 이유는 다른 것보다 등산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년 이맘때 모든 목자 목녀 면담을 하는 중에 어느 목자님에게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목자하면서 힘들지 않으세요” 그 때 그 목자님의 대답은 ‘힘들지 않습니다.’ 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의아해 하면서 ‘정말 힘들지 않으십니까? 내가 볼 때 목자로서 사역하면서 힘들 것 같은데 왜 힘들지 않다고 대답을 하나요?” 하고 되물었습니다. 그 때 목자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사실 목자하면서 힘든 적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목자 사역이 힘들지만 힘들다고 느껴 본적이 없습니다. 힘들지만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다면 힘든 것이 아니지요” 저는 그 목자님의 대답을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목자 사역의 힘든 것보다 목장 사역의 더 중요함을 그 목자님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난 주 서울에 있는 어느 교회에서 수요일에 가정교회에 대한 모임이 있었는데, 강의하면서 저를 접대했던 그 교회 집사님과 식사 후에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분의 취미는 자전거 타는 것이었습니다. 그 자전거는 산악 자전거였고, 그 집사님은 일부러 힘든 산을 자전거로 타고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자전거는 힘들게 타야만 건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게 자신은 한번도 자전거를 타면서 힘들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때 늘 알고 있었지만 다시 깨닫게 된 진리 하나는 자신을 희생할 때에 몸이 건강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 교회가 건강한 교회인 것은 주님과 교회를 위하여 희생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힘들지만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주님의 십자가를 경험한 분들이 목장과 교회를 향해 헌신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이 주님의 사랑에 빚진자라는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과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는 한, 우리는 아무리 힘들어도 그것은 힘든게 아닐 것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