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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생각의자 724

 

원하는 것을 사지 말고, 필요한 것을 사라

 

제가 다운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 집이 교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성도들과 같이 지내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우리 집에는 성도들이 자주 드나 들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식사를 같이 하기도 하고 지나가다가 차를 마시러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토의사항이 있어서 모이는 것만 아니라 같이 뭉그적거릴 수 있는 관계가 진짜 공동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회도 매주 토요일에 새벽기도를 마치면 콩나물국밥을 먹고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다운교회를 은퇴한 후에 석정일 목사님이 담임을 맡은 후에는, 우리 집에 성도들이 자주 드나드는 것이 새로운 담임목사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교회로부터 한 정거장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큰 아들이 우리와 같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왔고, 얼마 후에는 둘째 아들이 바로 우리 앞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 며느리들이 이사를 왔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지금은 제가 부산에 있는 행복한 제자교회의 담임으로 섬기고 있기 때문에, 두세 주에 한 번 서울 집을 가게 됩니다. 그때에는 다섯 살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손주 다섯 명이 할아버지 찬스를 쓰겠다며 우리 집으로 몰려옵니다. 제 아내가 며느리들과 장을 같이 보는 동안에 손주 다섯은 저와 함께 다이소에 가는 것이 큰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계산은 내가 해주기로 하면서 “5,000원 범위 내에서 마음대로 사라.”고 하면,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5,000원을 꼭 채워서 삽니다. 5,000원을 채우다보니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는 것을 보고, 제가 재미있는 제안을 했습니다. “원하는 것을 사지 말고, 필요한 것을 사라. 5,000원어치를 사지 않고 남는 돈은 각 사람 이름으로 적립을 해준다.”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그 후로는 어떻게 하든 적립을 경쟁적으로 많이 하는 분위기로 돌아섰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날도 아이들과 다이소를 갔는데, 아이들이 몰려있는 곳을 지나면서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 그거 필요한 것 아니잖아. 원하는 것을 사지 말고, 필요한 것을 사.” 하며, 큰 애가 동생에게 훈시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5,000원을 채우려는 아이들에게, 내가 가볍게 해준 말이었는데, 내가 생각을 해보아도 경제개념의 기본이 되는 말이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사지 말고, 필요한 것을 사라.”

 

사실 우리의 삶을 보면,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 원해서 사는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남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냥 가지고 있고 싶어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때로는 선전에 넘어가 충동적으로 사놓고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고 중고시장에 내놓고서 구입한 값보다 훨씬 싼 값에 팔고는 돈을 벌었다.’고 스스로 위로를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주고는, ‘좋은 일을 했다.’며 스스로 흐뭇해 하기도 합니다.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사역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 많은 교회에서 유행처럼 하고 있는 사역을 따라 하느라고 바쁠 때가 있습니다. 다른 교회가 하는 것을 보고 공연히 나도 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일을 벌일 때가 있습니다. 역사가 오래 된 어떤 교회는 교인 수에 비해서 공간이 충분한데 50주년 기념으로 건축을 새로 하는 교회를 본 적도 있습니다. 먹는 것도 그렇습니다. 필요한 만큼 먹으면 비만으로 걱정을 하지 않을 터인데, (식탐으로) 원하는 만큼 먹기 때문에 비만이 생기는 것입니다.

 

저는 연장을 가지고 무엇을 만드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필요한 연장이 아니면 사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사지 말고, 필요한 것을 사라.” 아이들에게 가볍게 했던 말인데, 경제원칙의 기본이 되는 말이며, 심플 라이프의 기본정신이라는 것을 자주 실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국 가사원장 이경준 목사님의 칼럼입니다. 재작년에 우리교회에 부흥회에 오셔서도 하신 말씀이고, 지난번 평신도 목자컨퍼런스나 이번 목회자 컨퍼런스에서도 들었던 말씀입니다. 그런데 자꾸 들었던 예화이기에 그러려니 할 수도 있는데 자꾸 제 마음에 맴도는 말씀이 된 것은 아마도 담목인 제 자신이 심플라이프를 온전히 실천하지 못하기에 그런게 아닌가 돌이켜 봅니다. 한 예로 가끔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기독교서적을 파는 몰 같은데서 사지도 않을 거면서 우선은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선 나중에는 모두 삭제해 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것을 실제로 모두 구매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재 소유욕을 대리만족 하려는 것까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직구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까지도 해당되느냐 하시겠지만, 경험상 한번 보면 두 번 보게 되고 두 번 보면 세 번 보게 되고 보다보면 결국 지금 당장 필요가 없는데도 구입하는 제 소비패턴을 알기에, 굳이 필요하지도 않는데 좋아 보이고 원한다는 이유로 구입하여 쌓아둔다면 이것이야말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사는 경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이 칼럼을 옮기면서 제 장바구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삭제해 버렸습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입하지 않기 위한 제 나름의 결단의 결과이고 주안에서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는 이유 때문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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