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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생각의자 627> 2021. 12. 26

 

새해를 준비하며 먼저 생각해 볼 것

 

오래되지 않은 얘기인데 한 목사님이 연수를 오셨습니다.이 목사님은 가정교회를 오래전에 접했고 세미나 역시 오래전에 다녀갔지만, 가정교회에 대해서는 흉내만 내고 있었을 뿐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던 분입니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가정교회에 전념을 다하기로 결심을 하고,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좀 본격적으로 열심을 내고 있을 무렵에 코비드가 터지면서 다시 유야무야 하고 있던 중 다시 한번 시작해 보려고 연수를 온 것입니다.

이 분이 연수를 마치기 얼마 전 저와의 마지막 면담 시간에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의 내용은 이제 가정교회가 뭔지 분명히 이해를 하고 내가 그동안 무엇을 놓쳤는지를 알았는데 돌아가면 바로 목장을 정비하고 다시 가정교회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돌아가면 바로 다시 목장을 정비하고 가정교회를 시작하는 데 힘을 쏟지 말고 다른 일부터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즉 지금은 가정교회의 재정비가 시급한 것이 아니고 코비드 후에 망가진 토양을 일구는 작업이 더 필요하니 그것부터 먼저 하라고 권해 드렸습니다. 이 사실은 다른 분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 같아서 여기서 나눕니다.

물론 이 얘기는 팬데믹 전에 가정교회를 본격적으로 해 왔고, 열매도 맛보았던 교회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또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고, 안정되어 있는 그런 교회에 해당하는 애기도 아닙니다. 위에서 얘기한 목사님처럼 미자립 교회로 목장도 몇개 안 되는 상황에서 가정교회를 출범시키고, 좀 해 보려고 하다가 팬데믹으로 목장이 무너지고, 목자들이 떠나고, 목장들이 있는 둥 마는 둥 한 교회에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지역보고서를 보면 그런 교회가 의외로 많기에 말씀드립니다.

그런 교회는 팬데믹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물론 5차 유행이 다시 시작되고, 오미크론 변이가 생겨서 허둥대는 이 시점에 끝나간다니.. 하시는 분은 있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은 팬데믹으로 망가진 토양을 일구는 작업부터 다시 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가정교회는 목자/목녀들을 비롯한 성도들의 헌신으로 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목자를 세우고 가정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섬기기를 강조해 보아야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의 몇가지를 질문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교회는 현재 성도들이 한 마음이 되어 있는가? 팬데믹으로 2년을 움추려 지냈기 때문에 현재 성도님들의 마음은 어쩌면 뿔뿔히 흩어져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하나되고 한 마음이 되어 있지 못하다면, 즉 교회에서 뭔가를 하자고 할 때, 대부분이 ! 합시다!’하고 모이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어떤 것도 시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특별히 가정교회는 큰 에너지가 들어가는 사역인데 성도들이 한마음이 되어 있지 못하다면 가정교회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그럴 경우는 먼저 교회가 한 마음이 되는데 사역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성도의 필요를 채우는 가족 수련회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 껄끄러운 가족들이 있다면 회개와 용서의 모임을 한다던지, 어떤 식으로든지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에 애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최영기 목사님이 가정교회를 시작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최목사님이 부임하기 전, 휴스턴 서울교회는 다툼이 있었던 교회였다고 합니다. 담임목사는 사임하고 부목사님이 대행을 하고 있었지만 부목사님 마저도 떠나 보냈고, 그러는 과정 속에서 평신도 지도자들끼리도 껄끄러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교회에 부임해 와서 최목사님이 처음 한 것이 회개와 용서의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당신 스스로도 이전 교회에서 있었던 작은 문제를 회개와 용서로 해결하는 작업을 했고, 그런 다음 핵심 지도자들을 데리고 12일로 수련회를 하면서 말씀 전하고, 서로 돌아가며 미안했다, 고마웠다 고백하게 하고, 서로 돌아가며 칭찬하도록 하고.. 그 후에는 비슷한 모임을 그 다음 레벨의 사람들과 하고, 나중에는 전교인 수련회로도 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성도들이 한 마음이 되었다는데 이것이 가정교회를 시작할 수 있는 모판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팬데믹 이후에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두번째 질문은, 담임목사를 신뢰하고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교회가 똘똘 뭉쳐있는가?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질문에 라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가정교회를 다시 시작할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목사가 성도의 신뢰를 받는 방법은 최영기 목사님의 은퇴 전 마지막 수업이었던 리더십을 많이 들으셨을테니 생략하지만, 그 중 몇가지만 말씀드리면 일단은 설교인 것 같습니다. 성도님들이 설교에 은혜를 받지 못하면 절대로 담임목사에 대한 신뢰는 생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설교가 은혜롭고 목사님이 설교한 대로 살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들면 신뢰는 따라 오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담임목사의 신뢰를 주는 것은 가르침의 은사입니다. 목사는 잘 가르치는 것이 필수인데, 그것은 생명의 삶만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팬데믹 기간 중에 생명의 삶을 다시한번 잘 정비하면 좋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 담임목사의 신뢰를 주는 것은 영혼 구원하는 모습을 보일 때입니다. 따라서 가정교회가 뿌리를 내리기 전에는 담임목사가 VIP가 있는 곳, 또는 교회를 나오지만 구원의 확신이 없는 사람이 있는 가정이나, 목장을 찾아가서 그 자리에서 영접을 시키면 많은 사람들이 영혼 구원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도 받을 것이고, 동시에 담임목사님에 대한 신뢰가 생길 것입니다. 따라서 생명의 삶과 함께 예수 영접모임을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 세번째 질문은 우리 교회는 성도들이 주일에 교회 오기를 즐겨하는가?하는 것입니다. 가정교회의 세가지 축 가운데 하나는 예배입니다. 하지만 가정교회가 아니더라도 모든 교회는 주일 모임이 중요합니다. 예배에 은혜가 있던, 아니면 설교가 뛰어나던, 아니면 끝나고 친교가 좋던, 어떤 식으로든지 성도들이 주일에 교회 나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상태라면 가정교회를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점에 관해서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첫번째는 예배의 분위기입니다. 보통 개척교회에 가보면 큰 예배당에 한 40명 가량이 뿔뿔히 흩어져 앉아있는데 이런 분위기에서는 예배의 은혜가 있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통 좌석의 80%가 차기 전에는 예배에 은혜가 있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따라서 의자를 없앤다든지, 병풍을 놓는다든지, 어떤 식으로든지 따뜻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째는 우리 교회의 주일 모임에는 어떤 강점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우리교회 만의 강점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특별히 작은 사이즈의 교회는 자녀교육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요즈음은 자녀가 가고 싶다고 하면 VIP도 교회를 오고, 자녀가 싫다고 하면 교회를 다니던 사람도 안 나오는 시대입니다. 자녀교육이 허술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자녀교육은 큰 교회가 분명 잘 하겠지만, 큰 교회가 하지 못하는, 작은 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찾아서 우리 교회만의 강점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팬데믹 이후에 어떤 것을 신경써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따라서 팬데믹 이후에 무너진 목장을 다시 해 나가도록 성도들을 닥달하기 보다는 이런 부분들부터 신경을 쓰고 이런 것들을 갖추어 가면서 가정교회를 정비해가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하지만,사실 이런 것들이 개척교회 수준의 작은 교회가 가정교회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하는 토양작업이기도 하겠습니다.

(목장도 교회이니만큼 현재 우리 교회의 목장교회를 되돌아보며 어떡하든 목장을 사수하는 목장을 기억하며, 국제가사원장이신 이수관 목사님의 칼럼 <한 목사님과 나눈 대화> 내용을 옮겨 봅니다)

하려고 하면 방법이 생각나고, 안 하려고 하면 핑계가 생각난다.” “지혜롭게 조심은 하되, 믿음으로 쫄지는 말자.”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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