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닮동산 95기를 섬기며...
(5 스리랑카목장) 김병기목자, 2019년 10월 27일
안녕하세요. 5교회 스리랑카 목장을 섬기는 김병기 목자입니다.
먼저 오늘 이 자리에서 간증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지난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있었던 예닮동산 95기에 도우미로 섬기며 받은 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번 예닮동산 95기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처음 예닮동산 95기의 시작 소식을 듣고, 이어서 예배실 으뜨미로 섬길 것을 제안 받았을 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특별히 우리 교회에서 주바라기가 파송되지 않는 다는 것과 함께, 전체 신청 인원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 참여로 한 달에 2주나 일을 빼야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세 번째 이유였습니다.
이 세 가지 이유는 예닮동산이 시작되는 그 순간까지 저를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요소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런 이유 같지 않은 이유는 하나하나씩 조목조목 따지며 저를 궁지로 몰아넣는 아내처럼 깨트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에 대해 ‘작은 교회들이 연합해서 섬겨나가는 바람직한 모습에 우리 교회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는 담임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그래! 우리 목사님 목회에 최대 걸림돌인 내가 이번에 순종함으로 이미지 쇄신을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순종하기로 마음먹으니 하기 싫었던 마음은 어느새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저의 지난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게 하셨습니다.
목장식구 한 사람을 주바라기로 파송하려 했지만 정작 필요한 타이밍에 제대로 전달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취소가 된 일과 더불어 전체 신청자가 채 20명도 되지 않는다는 소식에 이번에는 인원이 적어 연기 되겠구나 하고 지레짐작 했지만 운영국장 이신 여의도 제일교회 박대준 목사님께서 아무리 주바라기가 적어도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 합니다. 주바라기 한분 한분이 귀중한 시간을 들여 은혜를 사모하며 기다려 왔는데 연기할 수는 없습니다. 라는 말씀에 문득 예전 제 모습이 생각이 났습니다.
예닮74기에서 많은 은혜를 받은 저였지만 사실 신청은 그 전해에 했었습니다. 힘든 직장생활 가운데 4일을 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오래전부터 준비해 신청을 마치고 기대하며 기다렸는데 신청인원이 적어서 연기가 되었고 그 결과 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예닮동산에 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실망감을 생각해 보니 인원이 많고 적음을 떠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부어질 은혜가 분명히 예비 되었을 텐데 나의 편의에 따라 은혜를 가로막을 수는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내심 연기되기를 바랐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이유 역시 현재 일하고 있는 시간을 조금만 조정하면 문제없이 해결 되는데 결국 그것이 피곤하고 하기 싫어서 핑계를 대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모든 이유는 제가 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들일 뿐이지 못할 이유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이제는 예배실이란 낯선 곳에서의 섬김을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75기부터 95기까지 20여 차례의 도우미 섬김을 통해 예닮동산의 모든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예배실은 처음 섬겨보는 자리라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도의 자리에 엎드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주님은 이제는 알만큼 안다는 저의 교만을 깨뜨리기 위해 이 자리로 부르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예닮동산은 시작 되었고 비록 17명의 주바라기지만 모든 파트에서 최선의 섬김으로 은혜의 시간들을 함께 공유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예배실 섬김을 통해 받은 은혜는 예배에 대한 마음을 다시 정비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 것이고 모르시는 분은 곧 경험하겠지만 예닮의 예배실은 은혜의 문이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이곳에서 이웃을 생각하게 되고, 또 이곳에서 예수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예배실에 들어오는 주바라기 한분 한분이 성령님의 따스한 손길을 느끼고 그분의 만져주심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방석 하나를 놓는 것도 허투루 할 수 없었고, 휴지 한 장 놓는 것도 세심한 정성과 배려가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예배 준비를 하다 보니 드는 생각이 “아!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에 어떤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하는지... 나는 잘 준비가 되어있는 예배를 드렸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담임목사님이 강조하시던 예배 시간의 중요성, 예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하나하나 생각이 났습니다.
매주 반복되는 예배 속에서 어느 순간엔가 나는 예배를 통해 얻게 되는 하나님과의 소통과 교제의 기쁨을 잊고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예배를 하나의 이벤트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강이 들었습니다.
매번 기도하던 기도문조차도 어느 순간 주문처럼 읽어가는 것은 아닌가?
나는 정말 예배자인가?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 간 것 같았습니다. 예배실에서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주바라기들을 보며 내가 저렇게 간절함으로 예배를 드렸던 때가 언제였던가를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닮동산이 끝난 지금 저는 다시 예배의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이벤트 행사가 아니라 하나님과 나의 만남의 자리, 그리고 내가 하나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예물을 드리는 자리, 나의 삶의 주인이 되시는 주님께서 하루하루 살아갈 방향을 들려주시는 자리, 더불어 그 말씀을 경청하며 실천을 결단하는 은혜의 자리에 서있는 진정한 예배자의 모습으로 서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같은 일을 오랫동안 반복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합니다.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예배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잊고 있었던 제자신의 모습을 이번 예닮동산 95기를 섬기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예닮동산은 주바라기 뿐만 아니라 도우미로 섬김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무너진 신앙의 성벽을 다시 세우길 원하는 우리 주님께서 저를 위해 준비한 자리였다고 저는 믿습니다.
예닮동산 기간 동안 함께 섬겨준 이태원 집사님, 까탈스러운 성격 탓에 이랬다 저랬다 자꾸 생각을 바꿔 한번 할 일을 두 번 세 번 하게 만든 저를 불평 한 번 없이 잘 따라와 주고 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밤에 코골이로 인해 집사님의 수면을 방해한 점 사과드립니다.^^
또한 먼 길 마다않고 달려와 함께 기찬양에 참여하여준 행복가족들께도 감사드립니다. 3박 4일 동안 기도로 지켜준 우리 5교회 목장식구와 오미영 목녀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그리고 많은 일정이 가운데도 찾아와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담임목사님께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무엇보다 이렇게 은혜를 나눌 수 있는 자리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사랑하는 행복가족 여러분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