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 드리는 전상서
(12 아마존목장) 김동숙 목자, 2019년 05월 5일
사랑하는 어머니께~
학교 교정에는 등꽃이 보라색으로 피어 그 향기를 자랑하는 5월이 되었습니다. 20여 년 전에 작은 눈에 들꽃 같은 순박한 미소를 품은 어머니를 처음 뵙게 되었지요. 1남8녀의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나 변변한 한글교육도 못 받으신 연유로 평생 글을 알지 못하시고 험란한 세월을 사신 어머니의 희생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5월 어버이날을 앞두고 감사한 일들이 더 많이 생각납니다. 제일 큰 감사는 남편에게 남들보다 높은 도덕성과 성실한 삶을 유산으로 남겨 주셨다는 것입니다. 당뇨로 많이 쇠약하신데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 작은 용돈을 드려도 늘 “괜찮다, 고맙다” 하시니 남편 때문에 울 일이 있어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미운마음을 오래 품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감사드릴 것은 남편에게 좋은 유전자를 주셔서, 외모로 자랑할 것이 없는 저에게 키 큰 아들을 두 명이나 갖게 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얘기 합니다. 기적중의 기적이라고요~
마지막 감사는 아버님이 투병하시는 기간 동안 몸을 다해 사랑으로 섬기셨던 모습과 어머님의 성품을 똑 닮은 따님이신 두 분의 형님들을 통해 아버님께서 예수님을 영접하시고 천국에 가시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어머니와 아주버니께서 비신자 이셔서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아버님께서는 분명히 천국에 계시기에 제사 대신 예배드릴 그 날을 소망해 봅니다.
여린 몸을 갖고 소신 있게 피어 있는 들꽃처럼 자식들에게 야무진 씨앗 하나 남길 애찬 소망을 품고 살아가시는 어머니의 기대에 부흥하도록 부부지간에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자식을 저의 자랑거리로 만들려고 애썼던 것 같습니다. 살아보니 좋은 부모가 되기는 너무나도 어렵고 서툴더라구요. 앞으로는 저희 부부가 자식들의 자랑거리며 존경받을 만한 부모로 살기를 더 노력하고, 저의 모습을 통해 어머니와 남편이 예수님을 꼭 믿게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저희 부부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서로의 모습을 통해 내 자신을 발견하며 울고 웃고 하면서 50에 가까운 지금에서야 비로소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조금 더 오래 저희 곁에 계셔 주세요. 너무나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2019년 5월 5일 막내며느리 김동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