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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목자 수련회를 다녀와서

(10 캄보디아목장) 홍영경 2014.9.28

 

안녕하세요. 저는 캄보디아 목장을 섬기는 홍영경 자매입니다. 먼저 부족한 제가 이 자리에서 싱글목자 수련회를 통해 받은 은혜를 나눌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목사님께서 싱글목자수련회를 권유하셨을 때 저는 목자도 예비목자도 아닌 한낱 목원이기에 자격미달로 참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불순종의 영이 강한 사람입니다. 과거 생명의 삶, 예닮 동산도 1년 반을 버텼고, 2월 싱글목장연합수련회도 등록 마감 직전까지 버텼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딱 한번 목자님께서 다시 권유하셨는데 바로 순종했습니다. 최초로 유혈사태가 없이 스스로 준비된 마음으로 나아가니 전과는 다른 은혜와 축복을 부어주셨습니다.

첫 날 저녁 집회에서 울산다운공동체교회의 박종국 목사님이 예수님께서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시는 기적을 행하실 때 예수님께서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시자 아귀까지 채웠다는 말씀을 통하여 99.9% 순종이 아닌 100%의 순종을 기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제 안에 전구가 팍 켜진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마음에 짓누르는 무언가 때문에 거의 식사도 못 하고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현재 저는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에 거취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나는 집도 직장도 환경적인 조건이 안 되니까 목자가 될 수 없을 거야라고 혼자 판단하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편으론 목자님을 도와 섬기면서 기쁨과 사역을 열매를 누리며 제 안에서 목자의 비전이 끊임없이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순종과 불순종. 모순적인 두 마음이 충돌하면서 제 생의 처음으로 거룩하고 영적인 갈등에 몸부림 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동해에서 온 어느 목자님의 간증을 통해서도 계속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간증하신 목자님도 대학교 4학년 2학기에 목자를 시작하시면서 저와 똑같은 고민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의지적으로 순종하고 결단하자 하나님께서 한치 앞도 모르던 미래를 열어주시고 목장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환경적인 부분을 채워주셨다고 합니다. 제 마음의 문이, 생각이 얼마나 좁고 편협한지 깨달으며 마태복은 6장 31,33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무엇을 먹고 마실까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하나님 나라를 위해 결단하면 환경적인 문제들은 다 채워 주실 것인데 왜 고민하고 100%의 순종으로 나아가지 못하는지 부끄러웠습니다. 자격은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단지 제가 할 수 있는 건 마음의 문을 열고 순종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후 저를 포함해 4명이 조별 모임을 가졌는데 세 분 다 저보다 한 살 어리고 모두 대학생 목자님이셨습니다. 제가 주눅이 들자 “아니에요! 저 한 달 됐어요!”라며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다들 한 달, 7개월 된 신입 목자님들이셨습니다. 한바탕 웃고 시작한 나눔에서 연락을 씹는 목원, 마음을 오픈하지 않는 목원 때문에 속상했던 일들, 그럼에도 전심을 다해 먹이고 섬기면서 기뻤던 일들,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처음 본 사람들과 만난 지 1분 만에 10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들처럼 편안했고 말이 잘 통했습니다. 7개월 된 남자 목자님은 서울에서 인턴을 하는데 매주 대전까지 내려가서 목장을 하십니다. 그분들은 아직 어리고 돈도 없지만 마음으로 전심으로 섬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과 은혜를 받았습니다. 정신이 통한다는 것.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같은 뜻을 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인지 느꼈습니다.

다음 날 반포침례교회의 우지연 목자님의 강의를 통해 싱글목자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들을 나눴습니다. 목자님께서 목장 사역의 단계를 말씀하셨는데 현재 우리 캄보디아 목장은 목자님을 돕는 손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습니다. 또한 목자님께서 말씀의 권위를 사용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간증하신 목자님은 말씀을 읽다가 생각나는 VIP와 목원의 이름을 구절 옆에 적어놓은 뒤 기도하기도 하고 카톡으로 보내기도 하십니다. 저도 현재 목장 성경 통독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제 자신만 말씀으로 위로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목원들에게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지연 목자님은 현재 6개의 싱글 목장의 초원지기시며, 2개의 목장도 섬기고 계십니다. 게다가 두 아이의 엄마이고, 교수에 디자인 컨설팅 일까지 하십니다. 바쁜 생활 가운데 성경통독, 기도, 목원들과 함께하는 아침 큐티, 카카오톡 사역, VIP에게 거부감을 없애면서 하나님 믿는 사람들은 다르게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카카오스토리 사역, 목원과 개인적인 만남, 전화사역, 한 달에 한번 목장 파티, 포토북 제작사역 등 엄청나게 많은 사역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제가 감동받은 부분은 사역의 수가 아니라 이 모든 사역들을 부담이나 짐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당연히 하는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회인으로 직장을 갖게 될 때 어떻게 살아야할지가 늘 고민이고 걱정이었는데 저도 우지연 목자님처럼 삶의 현장에서 사역과 조화를 이뤄가며 사역에 최우선순위 초점을 두고 사는 아름다운 모습을 소망하게 됐습니다.

 

싱글목자수련회를 다녀와서 이제 저는 마음을 짓누르던 불순종의 멍에에서 벗어나 매우 기쁘고 밥도 잘 먹습니다. 또한 모든 일에 의지적으로 순종하는 습관들이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는 열린 마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내 생각이 아닌 예수님의 마음으로, 하나님이 쓰시고자하면 100% 순종으로 나아가는 준비된 청년 사역자가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제가 싱글목자수련회를 다녀와서 성경을 읽으며 많은 은혜와 감동을 받은 구절을 나누고자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

 

저를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적인 제 삶은 편안해질 수 있겠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아 공허하다는 것을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욕심과 이기심을 과감히 죽이고 주님의 소원을 이루어가는 작은 밀알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요. 이제 저는 제 자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물론 100% 죄인이기 때문에 아주 순탄하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싱글목자수련회에서 젊은 청년들의 반짝이는 눈빛, 순수한 열정, 사명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청년의 모습을 봤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저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청년목자로서 준비되기 위해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딛어 보고자합니다.

 

고집 세고, 제멋대로인 꼴통 목원에서 목자의 비전을 품기까지 엄청난 인내와 사랑으로 보듬어주신 한소현 목자님과 캄보디아 목장 식구들, 나의 첫 목자이신 김기옥 목자님, 싱글목장을 향한 열정과 열심으로 섬겨주신 담임목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저를 썩은 밀알에서 생명의 밀알로 변화시켜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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