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5차 가정교회 평신도세미나 수료 간증
(14 브라질목장) 천우진 목자, 2023년 10월 29일
안녕하세요. 찬양간사로 섬기고 있는 14교회 브라질 목장의 천우진 목자입니다. 오늘 이렇게 주일예배에 간증을 통해 지난 서울 남송교회에서 열린 755차 가정교회 평신도세미나에서 받은 은혜를 나눌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저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느덧 목자를 한지 6년차가 되어 가면서 습관적으로 목장을 하는 저의 모습이 자꾸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목장을 위해 먼저 기도하며 준비하기보다는 잠을 자다 목장시간 근처에 일어나 비몽사몽한 모습으로 목장을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금요일에 개인 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에 은근히 목요일이나 토요일로 목장 시간을 조정해 보려고도 해보고, 몸이 좋지 않거나 힘이 들 때는 다른 순서는 제쳐두고 감사와 기도제목만 받고 마치기도 하는 등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제 맘에 목장을 귀찮게 여기는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목자일기 피드백을 통해 목사님께서는 그런 저를 아셨는지 항상 경건생활을 성실하게 할 것을 당부하셨지만 이러한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시기에는 더욱 경건생활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특히 경험해보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기도를 하려고 눈을 감으면 정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눈만 감고 있게 된다던지 아니면 너무 잡다한 생각이 많이 나서 기도에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정리가 되지 못한 모습을 아셨던 목사님은 저에게 평신도세미나를 다녀오라고 권유하셨는데 그런 목사님의 말씀은 너무나 큰 짐이었습니다. 연초에 있었던 목자 면담에서 올해 다녀올 평세를 정해두라는 말씀에 완전 마지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연초에 있지 않은 가장 자연스럽게 미루기 좋은 10월 말 즈음을 고르며 그저 목사님이 잊어주시기만을 바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시간이 지나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면서 그래도 한번 다녀올까 라는 마음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을 안하고 있었는데 동숙초원 단톡방에 초원지기님께서 남송교회를 신청하시겠다고 글을 올리셨습니다. 이신성 목자님 부부와 함께 말이죠. 그 말을 보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기란 말처럼 어차피 갈 평세라면 초원식구들이 가는 비슷한 시기에 다녀오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같은 날 신청하는 다른 교회를 신청하겠다고 초원지기님께는 말씀도 안드리고 혼자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이 금요일, 목장모임을 하는 날이었고 그 와중에 평세를 혼자 가기 싫었던 저는 광고시간을 이용해 목장에서 함께 평세를 갈 목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사실 바로 다음날이 평세를 신청하는 날이었기에 갑작스럽게 들은 목원들은 참 어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수빈 자매가 크게 거부하지 않고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 하고 그렇게 목장을 마치게 됐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보니 수빈 자매에게 평세를 같이 가자고 얘기만 했지 어디서 신청을 하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아침 7시 45분에 <수빈아 자니..?> 라는 소심한 카톡과 함께 신청해야 하는 교회 정보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가야겠구나> 포기하고 있을 때 8시 30분에 수빈이가 홈페이지 링크를 달라는 답장을 보내왔고 함께 신청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교회는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신 걸까요. 오전 9시가 되고 거의 2~3분만에 입력을 했지만 수빈이와 저는 둘 다 등록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실패해서 너무 당황하였지만 여기서 당황하지 않고 지난밤 초원지기님께서 신청하시겠다고 하셨던 <남송교회로 신청을 해보자> 수빈이에게 말했는데 정말 거짓말같이 둘 다 등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먼저 남송교회를 등록하려고 하셨던 초원지기님은 정작 등록을 못하시고 저희 두명이 등록이 된 부분은 지금 생각해봐도 미스테리하고 인도하심에 대한 놀라운 경험인 것 같습니다.
남송교회에서의 평신도 세미나는 한마디로 감동이 있는 세미나였습니다. 매 강의 시간마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토해내며 강의하신 김명국 목사님과 강의 사이사이에 있는 목자님들의 간증 그리고 매 쉬는 시간마다 제공된 직접 만든 간식과 식당에서 나온 것 같은 수준의 식사, 그리고 신혼부부로 3살 아이와 살면서 평소 함께 자던 안방은 저희에게 양보하고 아이와 함께 거실에서 자던 집을 오픈한 목자님들의 섬김까지, 열정 넘치는 목사님과 교인들이 함께 만들어간 수준 높은 세미나는 그곳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저는 크게 세가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목장에서 나누는 나눔의 힘>이었습니다. 강의 시간 중 VIP가 왔을 때 나누면 좋은 주제라며 3가지를 소개해 주셨고 짧게 조별로 그 주제를 가지고 나눔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눔 주제는 <내 어린시절 말하기,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일 말하기, 내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 말하기> 등 사실 정말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니 이런 주제들이 우리 교회에서도 가끔 <나눔지>통한 나눔 주제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런 주제로 나눔을 하면서 내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니 마음이 열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힘들었던 일을 나눌 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울면서 나눔을 했는데 이 시간을 통해 이 부분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 함께 경청해주는 조원들의 모습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VIP가 왔을 때 이렇게 나눔의 수준을 맞추고 경청하는 자세가 그들이 목장에 마음을 여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것을 몸으로 직접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목장은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저에게 고민거리였던 습관적인 목장운영이 사실은 내가 목장을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니 기도하지 않고 내가 한다고 하니 내 편의를 따르려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기도하며 구할 때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며 목장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곳이고 그곳에 목자는 순종할 뿐이라는 말씀을 들으며 오히려 자유함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목장에 목원이 아무도 오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는 것이 아니라 이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묻고 목원들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목장모임 전에 하나님의 임재를 위한 기도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었고 이를 실천하고자 지금은 퇴근 후 목장모임 전에 가능한 기도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목자 사역뿐 아니라 제가 맡은 다른 사역들에도 적용이 됐습니다. 내 힘을 빼고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실 때 진정 주인과 종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뜻을 우선으로 섬기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우리 교회에서 하게 될 평신도 세미나를 향한 기대>였습니다. 세미나가 진행되면서 저는 자꾸 남송교회와 우리 교회를 함께 비교하며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교회 사이즈, 우리와 비슷한 교인의 숫자같이 외적인 부분뿐 아니라 그들의 섬김의 모습, 목장의 태도와 방법을 보면서 우리 교회가 충분히 잘할 수 있겠다는 부푼 꿈을 꾸게 됐습니다.
강의라고 한다면 지난 몇 년간 홀로 삶공부를 책임지시며 전문 강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우리 목사님과 지난 오랜 시간동안 예닮동산과 다양한 세미나, 목장을 통해 섬김을 배웠고 매주 수도를 연결하고 직접 교회를 청소하며 교회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우리 목자·목녀·목부 성도님들이 함께 만들어 갈 평신도 세미나는 참여한 이들에게는 감동이며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평신도세미나를 다녀오며 저에게는 작은 결단이 생겼습니다. 바로 기도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목장시간 전에 목장을 위한 기도시간을 사수하고, 매주 드리는 수요성령기도회 시간에 조금 더 목장식구들을 위해 간구하며 중보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을 실천할 것이며, 새벽예배 참석이나 출 퇴근 시간을 통한 기도시간 확보와 연합교회 중보기도 사역 등등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조금씩 범위를 늘려가며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누리며 부족한 제가 하나님이 마음껏 사용하시는 준비된 목자가 되겠습니다.
목자가 목자답게 보고 배울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시기 위해서 평신도 세미나를 계속해서 추천해주시고 언제나 기도로 섬겨주시며 원칙을 붙들고 리더십을 보여주시는 우리 목사님과 사모님께 먼저 다시금 이번 평세 수료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먼저 세미나를 결단하시는 모범을 통해 제가 세미나를 신청 할 수 있게 삶으로 보여주신 초원지기 김동숙 목자님께도 죄송한 마음과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아들이 평세를 간 것에 도전을 받으신건지 바로 평세를 등록하고 그 다음 주에 다녀오신 저희 부모님이신 천경헌 장로님과 김문숙 목녀님에게도 언제나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감사한 것은 매일 계획을 세우고 갑작스러운 이벤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면서 저의 너무나 갑작스러운 제안에도 불쾌해하기는커녕 진지하게 고민하고 빠르게 반응해준, 아침 8시 30분에 기상해준 우리 브라질 목장의 총무 수빈 자매와 평세를 응원해주고 다녀온 후에는 간증으로 나눠달라며 기대와 관심으로 함께해 준 우리 브라질 목장 식구들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보고 배울수 있는 목자가 되기 위해 개인경건 생활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받은 은혜와 도전을 통해 다시금 목자의 부르심을 회복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올려 돌립니다. 하늘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