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서옥녀 권사님께
(10 미얀마목장) 손경순 목녀, 2022.5.8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서옥녀 권사님...
언제나 자식을 보면 함박꽃이 되어서 반겨주시는 사랑스런 어머니를 생각하며 처음 써내려가는 편지는 어디서부터 써야할 지 그 크신 어머니의 사랑을 어찌 한 줄로 다 표현 할 수 있겠는지요...
홀연 단신으로 자유를 찾아 38선을 넘어오신 아버지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피난생활로 수복지역인 현재 65년간 자리잡고 사는 연천군 청산면에서 험악한 세월을 견디며 어머니 나이 쉰넷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로선 감당하기 어렵고 힘든 세월을 억측스럽게 칠남매를 키우시면서 감당해야 했던 세월속에 엄마란 이유로 삶의 무게를 이겨내신 어머니가 너무 자랑스럽고 한편으론 죄송하기도 하며 애처러운 마음이 먼저 저의 가슴을 울립니다.
곱디 고우셨던 어머니가 거친 세월속에 살아남기 위해 여장부의 모습으로 살아오신 억측스럽고 씩씩하시던 어머니가 어느덧 세월속에 장사가 없다는 말같이 힘없고 연약해져만 가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꼭 1년전에, 5월 마지막날... 사랑하는 큰아들 윤석이를 먼저 보내고 그 이후로 급격히 쇠약해지시면서 나타난 어머니의 우울증과 건강 악화로 매일 매일을 힘없는 모습으로 누워계신 어머니를 뵐 때 가슴이 저려 옵니다.
요즘은 큰 딸이 일주일에 삼사일을 친정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에는 식사를 하시며 밝은 모습을 하시다가다도, 제가 목장과 주일예배로 3일간 집에 있다 가보면 여전히 식사를 안 하셔서 해놓고 온 반찬은 다버려야 하는 걸 보면서, 자식이 많으면 뭤하나? 정작 보살펴드릴 자식들은 각자 먹고살기에 바빠 이제 여든 여덞된 어머니를 제대로 살펴 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죄송하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최근까지도 농사일과 장사로 고된 삶속에서도 언제나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에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오신 어머니는 언제나 저의 신앙에 모델이셨습니다. 신앙에 기초인 십일조는 농사를 지으면서 주님께 마당히 드릴께 없을 때에도 곡식에 첫 열매를 항상 먼저 드리셨고, 교회에선 목사님 섬기기를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섬기듯이 섬기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으며, 눈이오나 비가오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교회에 맨 앞자리에 앉아서 교회와 주의 종을 위하여, 그리고 7남매 자녀손들을 위하여 새벽제단을 쌓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셨던 어머니의 모습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저에겐 보고 배운 큰 신앙의 자산이 되었으니 그저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큰아들이요 우리에겐 사랑하는 형제였던 동생이 마지막 우리 목사님 통해 천국열차를 탔기에 우리도 저 천국에서 동생을 만날 믿음이 있으니 지금까지 믿음으로 천국 소망을 가지고 사셨던 것처럼 어여 훌훌 털어버리시고 속히 건강을 회복하시길 부족한 큰 딸과 사위가 주님께 간구하며 간구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큰딸로서 어머니께서 살아오셨던 지금까지의 삶을 잘 알기에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서옥녀 권사님이 주안에서 더욱더 강건하시고 행복하시길 다시금 사랑하는 주님께 기도하며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어머니의 신실한 삶으로 인해 자녀 손들이 번창하고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모든게 하나님의 은혜요 감사임을 고백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 존경합니다. 어머니 축복합니다.
하늘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2022년 5월 8일
사랑하는 큰 딸 경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