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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동산 칼럼 236호) 2014. 6. 29

 

 

 

목사의 섬김, 성도의 섬김

 

 

(국제가정교회 사역원장이신 최영기 목사님의 원장칼럼 <2014.6.21>을 인용하여 올립니다)

 

 

제가 서울 교회를 담임 목회할 때, 금요일 밤에는 목장을 돌아가며 방문하였습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일종의 그룹 심방이었습니다. 그래서 밥 먹을 때 남자 여자가 따로 먹지 않고 같은 식탁에 앉아서 먹게 하여, 목장 식구들의 가정생활, 직장 생활, 자녀 근황에 관해 들었습니다. 이들의 삶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면 나눔의 시간에는 많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밤 10시 쯤 되면 저와 아내는 일찍 일어나 나왔는데, 집에 돌아올 때에는 항상 미안하고 부끄러운 느낌이었습니다. 교인들이 너무나도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목사인 나는 너무 편하게 사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목자 목녀들이, 저는 흉내 낼 수도 없는 헌신과 희생의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아내에게 한 번 물었습니다. “교인 숫자가 많아서 그렇지, 나도 목자가 되어서 10명 정도만 데리고 목회를 하면 우리 교회 목자 목녀처럼 잘 섬길 수 있을까?” 아내는 한 마디로 잘라 말했습니다. “당신은 어림도 없어요!”

 

 

하나님께서는 제가 목자 감이 못 되어서 저를 목사로 삼으신 모양입니다.

목자 목녀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탄하고, 부끄러움까지 느끼지만, 그렇다고 죄책감을 느꼈던 것은 아닙니다. 목회자와 성도 간에 섬기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목자들처럼 섬기지도 못하고, 섬길 수도 없지만, 저는 목사로서 나름대로 헌신적으로 섬겨보려고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신약교회에서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초대 교회에서도 구분이 없었습니다. 이 구분은 4세기에 콘스탄틴 로마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에, 가정교회가 폐지되고 건물 중심의 교회가 교회의 전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제국적인 시스템이 교회 안에 도입되어 생겨진 결과입니다.

 

 

그러나 신약 교회에 성도와 목회자들 사이에 신분의 구별이 없었다고 해서, 사역의 구별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정교회 3번째 기둥으로 우리가 꼽고 있는 엡 4:11-12를 보면, 사도 바울은 말씀 사역자의 사역과 성도들의 사역에 분명한 구별을 두고 있습니다.

11절에 등장하는 사도, 예언자, 복음 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는 현대 상황에서는 신학 교육을 받고 안수 받은 말씀 사역자, 즉 목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말씀 사역자의 사역은 성도들을 온전케 하는 것이고, 성도들의 사역은 목양을 하고 그리스도의 몸(교회)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표현을 하자면, 목사의 사역은 평신도들을 훈련시키는 것이고, 평신도의 사역은 목양을 하고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말씀 사역자와 성도들 사이에 사역의 구분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역이 다르니까 섬김의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목사는 기도와 말씀으로 섬겨야 하고, 평신도들은 영혼 구원으로 섬겨야 합니다. 그렇다고 목회자가 영혼 구원에서 손을 떼야한다는 말이 아니고, 평신도가 기도와 말씀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주 된 사역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회자와 평신도는 주신 사명에 합당하게 최선을 다해 섬기면 되지, 목회자가 평신도처럼 섬기지 못하거나, 평신도가 목회자처럼 섬기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군대의 예를 들어도, 통신병은 통신만 할 줄 알면 되지 운전을 못한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고, 운전병은 운전만 잘 하면 되지 무선 교신을 못한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목사와 평신도의 섬김의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이처럼 말씀드리는 이유는, 목자 목녀들 가운데 사역이 힘들어지면 목사와 사모는 왜 자기들처럼 집도 공개하고, 음식을 대접해 가며 목장을 맡아 섬기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로 개척을 하는 목회자들이 직접 목자로 섬겨 목장을 분가시키고, 가정교회로 전환하는 목회자들이 집에 교인들을 불러다가 식사 대접을 하면서 시범 목장을 하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져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목회자 가정이 목자 목녀가 되어 잠정적으로 섬길 수는 있지만, 영구적으로 섬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본연의 임무인 말씀 사역과 기도 사역이 소홀해 져서 성도들이 영적으로 메말라지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 메말라지면 목자 목녀들은 더 이상 영혼구원의 사역을 감당해 내지를 못합니다.

 

 

담임 목사가 깊은 기도 시간을 안 갖거나, 말씀을 건성으로 전하거나, 성도를 훈련시키는 일에 게을러서,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면 불평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 목자 목녀처럼 섬기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

 

 

자연스런 영성, 생활화된 헌신 +shalom 신규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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